금융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기금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요동치고 있는 국내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호식)은 20일 올해 기금운용현황 및 현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국내 주식시장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9조원 가량 늘어난 42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2007년말 현재 총 220조원을 적립해 국내 채권에 158조원(72%), 국내 주식 33조원(15.1%), 해외채권 17조원(7.9%), 해외주식 5조원(2.5%) 등 총 219조원 가량을 금융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는 초대형 투자자다.
김호식 이사장은 “기금자산의 안정적 가치 증식을 위해 채권투자 비중을 현재의 80%에서 2012년까지 50%로 낮추는 대신 주식과 대체투자, 해외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2년에 약 415조원으로 예상되는 기금을 국내주식에 20% 이상, 해외주식에 10% 이상, 대체투자에 10% 미만을 각각 투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채권투자는 166조원까지 확대하고 위탁비중은 소폭 줄이기로 했다. 해외 주식투자는 17조원까지 확대하고 100% 위탁운용한다. 대체투자 규모는 7조원까지 확대되며 위탁비중은 75%로 늘릴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 “M&A에 관심이 많다”며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면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좋은 방향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의욕을 밝혔다. 또 최근 현대차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이사선임 반대 의결권 행사 결정 논란에 대해 “의결권 행사는 기금의 가치와 주주로서의 이익과 권익문제를 주로 생각한다”며 “다만 운용사와 힘을 모아 주주행동주의 하듯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급변동 장세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오성근 기금운용본부장은 주식비중을 늘리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변동성이 많은 자산에 투자를 늘리면 마이너스 나는 것을 어쩔 수 없다”며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투자자로 변동장세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오 본부장은 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관련 “미국에서 과감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회복되려면 2년 정도 걸릴 것이며 5년까지 갈수도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