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에 ‘원어데이’가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원어데이는 좀 특이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다. 인터넷 쇼핑몰인데 하루에 오직 한 가지 상품만 판매한다. 수만 가지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는 사이버 몰이 수두룩하지만 이 사이트는 단 한 가지 상품으로 승부를 건다. 이준희 사장(44)은 “국내 인터넷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시점에서 비슷한 모델로는 승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서비스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원어데이는 틈새 시장을 겨냥한 사이트입니다. 미국 ‘우트(woot.com)’ 라는 모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한 가지 상품을 내보는 대신에 집중적으로 이 상품에 대해서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죠. 사이트 오픈 1년만에 ‘원어데이 폐인’이 생길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원어데이는 내달로 설립 1주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성적표도 썩 나쁘지 않다. 1년 전 불과 월 매출 수 백 만원에서 지금은 5억∼6억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원어데이를 통해 대박을 맞은 상품도 수두룩하다. 특히 신제품을 출시한 후 마땅한 마케팅 수단을 찾지 못하는 중소 기업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 회사가 ‘에센시아’다. 휴대용 칫솔 살균기를 개발한 이 회사는 최근 원어데이에 제품을 공개해 단 하루에 3000개를 팔아 치웠다. 2500만원 매출로, 이는 백화점에서 한 달 동안 판매해야 올릴 수 있는 액수다.
“원어데이의 핵심 기능은 ‘상품 토크’입니다. 이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제품을 놓고 실시간으로 상담을 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한 마디로 상품 토크를 통해 그 상품의 모든 강점과 단점이 밝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검증된 상품이 아니면 좋은 평가를 얻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반면에 일단 ‘낙점’을 받으면 믿고 사가는 식이죠. 낙점 평가를 받은 상품은 입소문을 타면서 불티나게 팔릴 수밖에 없습니다.”
원어데이가 시장에 연착륙한 데는 이 사장의 숨은 경력도 한 몫 했다. 인터넷 업계에서도 이 사장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그는 옥션의 숨은 창업자다. 오혁 사장과 함께 옥션을 창업했으며, 온라인 경매 모델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이다. 원어데이를 설립하기 전인 2001년, 지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UCC 비즈니스 모델인 ‘디오데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할 정도로 인터넷 사업에 대해서는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이준희 사장은 “인터넷은 워낙 변화무쌍해 한 마디로 흐름을 짚기가 힘들지만 갈수록 고객 즉,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질 것”이라며 “신뢰와 믿음을 주는 사이트,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