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중소 생활가전업체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에 이어 디자인 경영에 동참했다. 일부 업체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진 국제적인 권위의 디자인 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얻었다.
동양매직(대표 염용운)은 최근 봄 시즌을 겨냥해 신제품 ‘냉온 렌털정수기(모델명 WPU6202C/WPU6202F)’를 내놨다. 제품을 놓고 가장 비중을 둔 것은 디자인. 검은색과 은색의 조화는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을 연상케 한다.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함을 강조하고 전면에는 강화유리를 채택해 견고함을 높였다. 회사는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기획했다. 강대진 동양매직 마케팅 팀장은 “대형TV를 비롯해 에어컨, 양문형 냉장고 등 가전 시장에 불고 있는 매스티지(준 명품) 스타일을 반영했다”며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주부들을 타깃으로 했다”고 말했다.
밀폐용기로 유명한 락앤락(대표 김창호)은 생활가전 사업에 진출하며 진공 밀폐기 ‘스마트세이버 핸디’를 내놨다. 회사는 중소업체 제품으로는 드물게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꼽히는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상에 선정됐다. 이 제품은 기존의 기능성을 위주로 한 디자인을 탈피했다. 주 사용자인 여성이 손에 쉽게 쥐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본체는 인체공학적인 곡선으로 디자인했다. 모터와 펌프·동작버튼을 수직으로 배열해 사용자가 힘의 분산없이 쉽게 진공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을 맡은 이미호 디자인케이투엘 이사는 “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제품의 특성을 디자인 초기부터 고려했다”며 “중소기업 제품이 디자인을 강화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