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증시는 월요병에 걸렸다. 월요일이면 지난주 말 미국 뉴욕 증시의 하락소식에 속절없이 주식 시황판이 파란불로 물든다. 이달 들어 세 번의 월요일에 모두 미국발 악재로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했다. 그러다가 주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발표, 금융기업의 실적발표, 원화 강세 등에 힘입어 소폭 오르곤 했다.
주식 투자자라면 요즘 같은 주말이면 뉴욕증시에 눈을 뗄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 증시가 월요병에 걸린 것은 외국인이 미국 시장의 금융 불안으로 주식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자본이 펀더멘털이 부실해지면서 모자라는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돈을 빼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월요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증시에서 찾아야 한다. 최근 증시는 외국인의 주식비중이 지난 2004년 45%를 정점으로 내림세를 타고 있으며 특히 이달 들어서는 30.8%까지 줄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파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전만큼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져 인도·중국·브라질 등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수출이 늘고 있지만 휴대폰이나 디지털TV, 셋톱박스처럼 20∼30%가 넘는 수익을 안겨주던 디지털가전도 수익률이 10% 안팎으로 떨어지며 성장동력이 예전같지 않은 게 현실이다. 외국 자본이 한국시장에서 매력을 못 찾고 떠난다면 이제 내부에서 그 처방을 찾아야 한다. 한국 시장만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외국인이 돌아서게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이 위험수준은 아니겠지만 외국인의 주식시장 이탈이 더 가속화되고 외환 보유고가 급격히 줄면 아마 월요병이 아니라 제2의 IMF 금융위기 같은 골병이 들지도 모른다.
월요일이면 주말 뉴욕증시를 점검하며 외국인이 얼마나 빠져나갈지 걱정하지 않도록 한국경제가 조속히 새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이경민기자<경제과학부>@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