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서 클라크(1917∼2008년).’
20세기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 온 공상과학(SF)소설 거장 아서 C 클라크가 19일 스리랑카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그가 지구에 남긴 우주과학 및 미래 관련 도서는 100여권에 달한다.
클라크를 SF의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다. 그는 소설과 동시에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큐브릭 감독 특유의 연출이 더해진 이 영화는 당시 SF영화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1969년 달 탐사 1년전에 제작돼 NASA 우주인도 영화에 나오는 과학적 아이디어를 참조했다는 후문이 있다. 클라크는 아폴로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을 때 방송인 월터 크롱가이와 해설가로 활동할 정도로 인류의 우주 개척 비전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클라크는 통신위성이 나타나기 전인 1945년 위성을 이용한 통신 개념을 창안하기도 했다. 훗날 위성 궤도 중 하나는 그의 이름을 따 ‘클라크 궤도’라 불린다.
SF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클라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애 절반을 ‘오지’에서 보냈다. 영국 태생인 그는 1956년부터 제2의 고향인 스리랑카에 정착해 집필 활동에 몰두했다. 그의 마르지 않는 과학에 대한 열정과 상상력의 샘물은 ‘일렉트로닉 오두막’이라는 스리랑카의 집이었다. AFP는 그가 세계와 교류한 방식은 모니터와 무선 그리고 키보드였다고 전했다.
최근 BBC는 2000년 스리랑카 현지에서 그와 했던 인터뷰를 다시 내보냈다. 인터뷰에서 그는 “조만간 새로운 인류가 지구에 출현할 것이다. 나는 그를 ‘로보 사이언스’라고 부를 것이다. 2020년이면 우리는 두 번째 인류를 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소원 중 하나가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