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업체들이 올해 국내보다 중국 생산 비중을 대폭 늘리며 ‘차이나 메리트’를 노린다.
올 들어 임금인상과 신노동법 시행 등으로 중국 내 노동여건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이다. 중국은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의 전략적 생산기지가 있는 곳이며,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휴대폰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휴대폰 부품사들이 올해 중국 생산라인을 적극 활용하면서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배정한 곳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이들의 중국 생산 본거지인 텐진지역 물량 증가가 주목할 만하다.
비에스이(대표 박진수)는 올해 휴대폰용 마이크로폰 생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톈진 40%, 퉁관 40%, 인천 20%로 생산틀을 잡았으나 올해는 톈진 60%, 퉁관 30%, 인천 10%로 조정했다.
인탑스(대표 김재경)는 휴대폰케이스 생산 비중을 톈진 60%, 구미 40%로 가져간다. 지난해에는 구미가 주생산기지 역할을 하면서 60%를 담당했는데, 올해는 톈진이 그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앤텔(대표 김철)은 올해 휴대폰케이스 생산에서 톈진 60%, 구미 40% 담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톈진과 구미의 생산량이 각각 5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 생산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DK유아이엘(대표 박종흠)은 휴대폰키패드 물량을 톈진 60%, 파주 40%로 나눠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 역시 지난해 파주 60%, 톈진 40% 생산배정에서 무게중심을 중국으로 이동한 경우다.
김갑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세트사가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부품사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년 전부터 중국에 진출해 자리잡은 회사들은 신노동법 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 생산량이 수천대에 달하는 부품업체들은 생산인력을 보충할 경우 추가 부담이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최저 임금보다 많은 액수를 중국 생산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임금 인상분도 감당할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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