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이 내부 임직원들에게 ‘나쁜 이익’ 경계령을 내리고 자만심에 안주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최근 본사와 전국 사업장 임원회의에서 “최근 환율과 자회사 지분법 평가 이익으로 인한 수혜는 나쁜 이익으로 자칫하면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체질을 바꿔야 할 중차대한 시기인데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외부 전망 탓에 변화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근래 증권가에서 환율 상승과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호조로 인해 LG전자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다시 한번 긴장의 고삐를 죄기 위한 메시지인 것이다.
남 부회장은 “현재 나쁜 이익에 안주하면 3∼4년 후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이 시기에 CEO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이 최근 LG전자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본사 그룹장 제도 폐지 등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또 한차례 내부 충격요법을 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환율 등 대외 변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지표도 아니며 이해득실에는 반드시 양면성이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강한 체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이익 확대로 인한 수혜에 대해서도 “LG전자의 자체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의 성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한편, LG전자는 환율·원자재가격 등 대외 경기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조만간 경영계획을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월 향후 6개월에 대한 경영전망을 점검중”이라며 “당장 상반기 경영계획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하반기 경영계획은 당초 예상에서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