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간산업과 첨단 정보기술의 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ASERC:Advanced Ship Engineering Research Center, 소장 전호환 교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통합 운항 시스템 등 최근 선박 제조의 30∼40%가 첨단 IT 기반 기술에 의존하거나 관련 장비로 채워지는 등 IT접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표적인 조선공학 연구소인 ‘부산대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를 찾아 최근 조선용 기술개발의 트렌드와 연구 성과를 살펴봤다.
지난 2002년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설립된 ASERC는 현재 ‘LNG선 화물창 국산화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국내 유수의 조선사와 가스공사의 협조로 수행 중이 LNG선 화물창 국산화는 우리나라 LNG선 건조 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센터의 대표적인 연구과제다. 전 소장은 “세계 LNG선의 80%를 우리가 생산하고 있지만 LNG 화물창 설계기술은 프랑스 GTT사가 갖고 있어 척당 3∼4%의 기술료를 낸다”며 국산화 배경을 설명했다.
센터는 화물창 국산화와 함께 ‘에너지절약형 첨단선박설계기술’과 ‘IT 기반 디지털 다분야 통합설계기술’ 등을 핵심 연구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조선공학 관련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조선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것이 센터 설립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동안 센터가 개발한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관련 기술과 장비, 학술 연구성과는 면면이 선진국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센터는 이미 한국 조선산업의 핵심 연구기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만간 선박 운항 시 마찰 저항을 줄여주는 동시에 세계적 해양오염방지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방오도료’와 ‘선박표면 청소용 로봇’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개발한 ‘선박 최적선형설계 프로그램’은 기존선 대비 4∼5%의 마력이 절감되는 선형 설계를 도출해내 한국과학재단 우수연구성과에 선정된 바 있다.
이 같은 수준 높은 연구 성과는 센터가 갖추고 있는 대규모 첨단 장비에서 나온다. 선박예인수조시험연구동(제1연구동)의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길이 100m, 폭 8m의 ‘예인수조 및 고속예인 전차’는 대학 내 연구센터에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웅장했다. 선박충격·피로·도장시험 연구동(제2연구동)에 구축된 LNG선 화물창 시험시설과 충격·피로 시험장비 5종은 해외 선진국에서도 한두 종씩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첨단 장비다.
전호환 소장은 “산학연 간 협력 강화 차원에서 원천기술개발에 필요한 실험시설 및 장비 구축은 연구소나 대학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 조선산업이 선박 건조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일조하는 조선 신기술 개발의 메카로 자리 매김 할 것”이라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