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학과의 다양한 교류로 이공계 대학들이 ‘글로벌 강풍’에 대처하고 있다. 기존에 유지하던 학술교류나 학생교류 등은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글로벌 산·학·연 추진, 인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대륙간 교류, 유명 교수 모셔오기 등 방식을 다양화·구체화해 구색 맞추기식 교류에서 벗어나 진화하고 있다.
◇기존 학술교류는 더욱 강하고 끈끈하게=공과대학 교류의 핵심은 대부분 학술교류에 있다. 하지만 최근 학술교류의 행태도 그 내용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지난달 23일 인도공과대학(IIT) 마드라스 캠퍼스와 서울에서 학술교류 협정을 맺었다. 최준영 총장과 M S 아난트 인도공대 마드라스 캠퍼스 총장 등 두 학교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협정안에는 △공동 연구 △교직원·학생 교류 △학술정보·학술자료 공유 △세미나 및 학술회의 공동 개최 등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이날 협정으로 세계 3대 공대안에 드는 인도공대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아 ‘세계 속의 공대’가 되겠다는 목표다.
지난 20일 미 남가주대(USC)와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을 맺은 인하대학교도 기존 학술교류를 강화하며 산업적 측면도 함께 고려한 협정을 맺었다. 이번 교류를 통해 인하대는 △송도캠퍼스 공학분야 공동연구센터 설립 △학생·교수 교류 및 공동 연구 △공동 연구기금 조성 등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며 △전자파인식기술(RFID) △미래 청정에너지 △의료용 나노 로봇 등을 향후 협력 가능한 연구분야로 선정했다. 인하대와 남가주대의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하학원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남가주대 이사회 회원으로 있으면서 지속적인 접촉이 있어왔던 것.
특히 프랑스 에어버스사와 500만달러 이상의 공동 연구계약을 맺은 ‘항공 IT연구소’개소를 위해 남가주대 항공공학 관련 연구원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해왔다. 인하대 조근식 교수는 “항공 IT연구소는 글로벌 산학연의 대표 경우가 될 것”이라며 “학술분야에서 국제적 시각 함양과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교수 모시기’로 교류 물꼬 열어=학생을 직접 선발하거나 교수를 임용하는 형태로 교류의 물꼬를 트는 대학도 있다. 계명대학교는 지난 21일 ‘지능형자동차대학원’을 개원했다. 개원식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대학원장으로 취임한 발렌토비츠 교수. 독일의 명문 공과대학인 아헨공대의 자동차연구소(IKA) 소장이다. 발렌토비츠 교수는 이름만 대학원장이 아닌 도로에서 자동차가 움직일때 마찰이 어느 정도 되는 지 규명하는 ‘자동차동력학’을 직접 가르칠 예정이다.
아헨 공대와 계명대의 교류는 지난해 2월 이진우 총장이 지능형자동차부품연구원(IVT) 연구 인력 및 교수 인력 확보 위해 직접 아헨공대 자동차 연구소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교수 등 고급 인력 확보 뒤 직접적 교류가 시작되는 특별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계명대는 대학원장을 발렌토비츠 교수가 맡기로 하며 시작된 인연을 복수학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계명대 관계자는 “서로 알고 시작하는 복수학위라 자동차 공학 부분에서는 더욱 아헨대와 관계를 공고히 해가며 추후 연구를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