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주성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정기주총이 이번주에 마무리된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예고하는 LCD 장비 시장과 투자가 꽁꽁묶인 반도체 장비 시장이 서로 희비가 교차한 가운데 열리는 주총에선 시장과 상관없는 사안들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일명 장하성펀드)와 감사 선임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는 에스에프에이(대표 신은선)는 오는 28일 충남 아산 본사에서 주총을 갖는다. 장하성 펀드 운용사인 ‘라자드’ 측과 격렬한 표대결 양상이 예상된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사외이사 선임이다. 에스에프에이는 벤처캐피털인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대표이사로 활동 중인 진 전 장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력인 반도체·LCD 장비사업이 급성장하는 시점에 진 전 장관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자회사이자 국내 장비 업계 1위인 세메스(대표 이승환)의 주총(25일)은 당초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넘어갈 전망이다. 이 회사의 실적은 지난해 매출액 30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나무랄데 없는 경영상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 이승환 사장이 올초로 3년 임기를 채운데다 지난해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구조조정 얘기가 나돌면서 경영진 교체를 예고했었다. 뜻밖에 불거진 삼성 특검 사태로 그룹내 모든 인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원래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의 부사장급으로 바뀐다는 말이 있었지만 (특검 사태로) 올 스톱된 상황”이라며 “이번 주총 또한 별다른 현안이 없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디엠에스(대표 박용석)도 경기도 화성 발안공장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LCD 장비 시장 선두그룹인 디엠에스는 올해 태양광·태양열·풍력발전·지열발전·바이오에너지·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키로 하고, 10여 가지 신규 사업을 정관에 추가 반영한다.
디엠에스는 올해 충남 태안 및 대구시의 공공기관·학교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솔라 캐노피’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한편, 경북 김천 지역의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지난 21일 주총을 갖기에 앞서 국내 장비업체로는 드물게 이달 중순 홍콩·싱가포르 등지를 돌며 해외 IR도 전개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