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을 앞두고 첨단 영상기술을 이용한 옥외 선거시장이 뜨겁다. 지난 17대 총선부터 합동유세와 정당연설회를 폐지한 이후 정치인들은 차별화된 홍보를 위해 멀티미디어 장비를 적극 도입했다. 정치인들이 거리유세에 나설 때도 젊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이크 연설보다 화려한 동영상 자료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선거운동이 미디어 홍보전으로 바뀌면서 유세차량 대여업체들이 대목을 맞았다. 애드터치모빌·사자후·2000시스템 등은 대형 전광판을 장착한 유세차량을 각 후보자들에게 빌려주고 대당 2000만원이 넘는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최대의 유세차량 대여업체 아이디피(대표 송희원)는 이번 총선에 120대의 전광판 트럭을 각 정당의 후보자들에게 제공한다. 이 회사의 한인수 과장은 “전광판의 홍보효과가 좋아서 출마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후보등록 마감인 25일 이전에 임대계약이 모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전광판 유세차량수요가 늘면서 전문 임대업체의 수도 늘어났다. 2004년 총선 때 5∼6개였지만 지금은 11개사. 지난 연말 대선 때 동원된 전광판·LCD 유세차량은 약 500대. 4월 총선에서는 최소 700대 이상의 멀티미디어 유세차량이 투입돼 선거운동기간에 160억원대 매출이 기대된다.
정치권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전광판 유세차량을 빌리는 이유는 그만큼 홍보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세곤 2000시스템 실장은 “전광판 차량은 후보나 연설원이 자리를 비운 때도 대형스크린을 통한 동영상 홍보가 가능하다. 지역구를 샅샅이 훑는 기동성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첨단 무기 EL소재를 이용한 발광 어깨띠와 차량 홍보물도 미디어 선거의 새 소품으로 등장했다. 강남중앙 미디어(대표 박수진)는 야간에도 이름이 선명하게 보이는 무기 EL소재의 발광 어깨띠와 차량부착물을 각 정당 후보자들에게 납품했다.
선관위도 이러한 시대변화를 감안해 18대 총선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선거보존비용에 전광판 차량 임대비를 정식으로 포함시키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반면에 선거철만 되면 홍보물 제작수요를 누리던 서울 충무로의 인쇄상가는 옥외선거전이 영상미디어 위주로 바뀌면서 선거특수가 거의 실종됐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