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이왕이면 다홍치마`

 ‘소프트웨어(SW)도 이왕이면 예쁜 게 좋다.’

 웹2.0 시대 SW 개발의 새로운 화두로 디자인이 떠오르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보다 유려하게 만들거나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기능뿐 아니라 솔루션 그 자체도 예뻐서 사용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PC게임의 화려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세대가 소비의 주류로 성장하고 있는 덕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발 툴에서도 볼 수 있다.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업무가 분리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 나오는 X인터넷이나 RIA 솔루션은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쓸 수 있는 개발 툴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듯 디자인이 SW 개발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다 보니 개발자도 더이상 디자인을 모르고서는 경쟁력을 논할 수 없게 됐다.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필요한 시대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김영현 투비소프트 상무는 “과거에는 디자인이 너무 강조되면 속도가 느려지는 등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성능과 기능 다음에 디자인을 고려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인터넷에 도화지와 붓을 제공하는 기업이지만 이제는 붓마저도 예뻐야 한다고 할 만큼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뻐야 팔린다=X인터넷 전문기업인 투비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차기 솔루션의 핵심은 ‘디자인’에 있다. 투비소프트에는 디자인을 전공한 전문인력만 6명. 이들은 보다 화려한 인터텟 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콘이나 인터페이스도 사용자의 시선을 한눈에 끌 수 있도록 꾸미고 있다.

 MS가 처음으로 금융권을 겨냥해 출시한 통합정보 제공 뷰어 또한 화려하면서도 직관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중점을 뒀다. 금융권 PB들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고객 상담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우암닷컴은 서울대 미대와 산·학 협력으로 영상회의 솔루션을 개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솔루션기업은 컴퓨터공학과와 산·학 협력을 진행하는 것과는 크게 다른 부분이다.

 ◇개발자도 디자인을 알아야 산다=SW 개발자 커뮤니티인 데브피아는 디자인 커뮤니티인 ‘디자인정글’과 공동으로 온라인 콘퍼런스를 내달 1일 열기로 했다. RIA·API·UI 등 디자인이 필요한 SW 개발에 대한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했으나 연사들은 디자인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사람들로 초빙했다. CDO에게 앞으로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듣는 강좌도 마련했다.

 서민호 데브피아 실장은 “인터페이스가 워낙 중요하니까 개발자들이 시스템 개발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온라인 콘퍼런스를 준비했다”며 “요즘에는 어디에든 IT가 들어가니까 디자인 커뮤니티에서도 개발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개발자 커뮤니티와 공동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