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빌려드립니다.’
각 대학들이 캠퍼스를 ‘IT 테스트베드’로 자처하고 나섰다. 최소 2만명 이상인 테스트 인원(학생)과 폐쇄된 장소(캠퍼스)라는 장점을 이용, 기업에 최첨단 기술을 학교에서 먼저 시험해 보라고 제안하고 있는 것. 특히, 캠퍼스를 테스트베드로 활용 시 기업의 첨단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고 설비 투자도 이뤄진다는 매력에 관심을 기울이는 학교가 늘고 있다.
◇대학, 최첨단 기술 테스트베드로 탈바꿈=과거에도 대학은 기업 투자를 유치해 왔지만 최근엔 아예 캠퍼스를 통째로 서비스 실험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광운대는 지난 2006년부터 큐빗(CUBIT:Convergenced U BIquitous Testbed)이라는 이름으로 u캠퍼스 프로젝트를 시작해 2년째 운용 중이다. 큐빗은 무선랜·와이브로·DMB·IPTV 등 IT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해 각 기업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상용화 이전에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한 테스트베드.
김종헌 광운대 산학협력단장은 “최근 대·중소 기업과 함께 양방향 디지털방송 송수신이 가능한 ‘피코캐스트(picocast)’ 기반의 유비쿼터스 시티를 건립하고 있다”며 “공동 연구와 실험을 통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산학협력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u시티 테스트베드’로 기업을 유인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병원, 스타시티 주상복합, 쇼핑몰 등이 포진해 u시티 건설에 최상의 입지조건을 가졌다는 평가다. 작년 설립한 유비타(UbITA)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u시티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춘호 건국대 대외부총장은 “건대는 작은 도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이 인프라를 이용해 u시티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 밖에 KAIST와 동서대학교 캠퍼스에 대학 최초로 와이브로 기지국을 설치하고 교수·학생과 다양한 실험을 추진한 KT는 대학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도 학교도 윈윈=이처럼 기업들이 제품 상용화 전 실험 장소로 대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대학이 인구밀도가 높은 작은 도시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대역 통신망을 이용, 상용화 전 테스트가 필수적인 통신사업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들이 우체국, 은행, 식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한정된 공간 안에 적어도 2만명 이상의 학생·교수·교직원이 바쁘게 움직이는 작은 도시를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학을 테스트베드로 이용하면 기업에도 이익이다. 교육기관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대외 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고 기술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얻는 피드백 그 이상의 효과도 얻고 있다.
류형근 KT 미래기술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테스트 당시 관련 대학과 와이브로망의 트래픽 측정·이동성 기술개발 등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됐다”며 “이를 통해 기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을 뿐 아니라 캠퍼스-와이브로 마케팅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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