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나노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의 물성 및 공정 기술이 무르익으면서 ‘융합’을 통한 신소재 개발이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2010년 세계 시장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CNT 융합 신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CNT 양산 기술 고도화 착착=액티패스(대표 박성훈)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단일벽 CNT는 국내 CNT 생산 기술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평가다. 단일벽 CNT는 두겹 이상으로 이뤄진 다중벽 CNT보다 물성이 훨씬 좋음에도 불구하고 양산이 힘들었다. 촉매기술, 온도제어, 각종 화합물 등 합성 조건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구소 단위의 소량 생산은 가능했지만 대규모 장비를 갖춘 양산은 세계 최초다. 각국의 CNT 연구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일벽 CNT는 물성과 응용분야에서 다중벽 CNT보다 월등하다. 특히 금속성과 반도체의 성질을 함께 나타낼 수 있는 전기적 특성을 갖췄다. 직경은 1㎚ 내외로 더 가볍지만 강도는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박성훈 액티패스 사장은 “현재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은 투명전도성 필름으로 두께를 줄이면서 투명도는 향상시키는 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타 금속 및 반도체 소재와 융합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재 개발도 탄력=최근 CNT를 이용한 융합형 소재로 주목받은 것은 엠엔에스(대표 김자현)가 개발한 스마트알루미늄(SA)이다.
성균관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한 이 신소재는 알루미늄과 CNT의 밀도 차이에서 오는 합성의 어려움을 해소한 것이다. 또 CNT를 활용한 융합 기술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백성식 엠엔에스 부장은 “알루미늄과 CNT는 밀도 차이가 1.7 이상이어서 무게 차이로 혼합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며 “이를 공유결합을 통한 화학적 반응으로 해결한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엔에스는 내년 2월부터 잉곳 형태로 이 신소재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자동차의 알루미늄 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상록 나노산업기술연구조합 사무국장은 “국내의 CNT 기술은 이제 양산을 너머 응용분야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다양한 업계의 목소리를 수렴해 CNT의 응용분야를 넓히고 신소재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안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산업기술연구조합은 기업들의 수요 조사를 진행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CNT 응용 연구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