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저린 반성과 자생력 확보, 그리고 무한 경쟁.’
25일 제8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에 취임한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51)이 던진 화두다.
도 신임 회장은 “지금까지 업계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성장해 왔지만, 아직 객관적인 신뢰와 자생력을 확보함에 있어 부족한 면이 많다”고 전제한 뒤 “지금도 상당부분 정부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민간부문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은 우리의 실책이며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벤처캐피털 업계의 현 상황을 평가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무한경쟁 시대가 시작되면 브랜드, 자금력, 시스템, 해외 경쟁력 등이 모두 취약한 벤처캐피털업계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도 회장은 임기동안 벤처캐피털이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산업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산업정책의 핵심인 동시에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간부문의 자본시장 측면이 복합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벤처산업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벤처펀드 출자자’ 중심의 펀드운용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협회 회원사를 비유하면 유치원생도 있고, 대학원생도 있습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보호를 하고 지원도 해야하지만, 대학원생 정도는 그냥 내버려둬도 됩니다. 스스로 학비도 벌고, 알아서 할 때가 됐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업계가 계속 주장하고 있는 모태펀드 증액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언제까지 정책자금에 의존해서는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다.
“규제를 풀면 벤처캐피털 업계도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질 것입니다. 능력이 떨어지는 벤처캐피털도 생길 것입니다. 이런 곳에 정책자금을 주고, 대신 철저한 관리하에 초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됩니다.”
펀딩 능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정책자금을 통해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조금 능력이 뛰어난 기업은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벤처캐피털도 미국처럼 A, B, C, D 등급이 있어 단계별 역할 구분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용환 회장의 신념 중 하나가 ‘열심히 하자. 열심히 하는 사람은 빛을 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 회장은 10년만에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을 키워온 경험을 살며, 협회장으로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신념처럼.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