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한국에 들어선다.
지식경제부와 KOTRA는 25일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세계적 소프트웨어(SW)기업인 SAP와 한국 R&D센터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국내 법인 설립 및 운영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SAP는 한국 R&D센터에 향후 3년간 총 250억원을 투입해 비즈니스 데이터베이스(DB) 관리,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분야의 R&D를 집중 수행한다. R&D에 필요한 인력은 국내에서 채용하게 되며, 설립 멤버인 28명을 올 연말까지 40명으로 늘리고 향후 3년간 53명까지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초대 대표는 샹링 주이 SAP차이나 랩 대표가 맡는다.
샹링 주이 R&D센터장은 “한국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기업용 SW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뉴스의 눈
세계적 SW기업 SAP의 R&D 조직이 국내에 들어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내 SW업계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첫단추’ 격인 이번 사안을 잘 끼움으로써 새 정부의 외국 기업·자본 유치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영학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은 “새 정부의 우수 기술 확보, 인력 양성, 투자 활성화 등의 정책 기조를 더욱 힘있게 펼칠 계기를 만들었다”며 “국내 SW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외국 기업의 성장이라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SAP의 R&D센터는 이전 글로벌 SW기업의 국내 R&D센터 설치 사례와 차이가 있다. R&D조직의 태동적 단계가 아니라 이미 1년가량 준비된 조직의 출범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국내 SW산업 내 안착률도 높아질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발빠른 대응으로 이번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정동수 인베스트코리아(IK) 단장은 “SW분야의 원천 소스를 개발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의 양성과 SW산업의 다각화에 긍정적 효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은 과제는 이런 가능성을 성공 모델로 완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참여정부 때에도 외국기업의 R&D센터를 여러 차례 유치했다. ‘테스트베드’에 그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국내 기술과 접목한 상호 시너지 획득, 국내 관련 인력의 기술력 향상이라는 목표는 단순히 구호에 그치고, 결국 일부 R&D센터는 아예 철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SAP는
SAP는 지난 1972년 설립된 독일 SW기업으로 기업용 SW 부문 세계 최강자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PR) 부문은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의 80% 이상이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5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연간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8000억원에 이른다.
유형준·이진호기자@전자신문, hjyoo@,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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