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희곡 부문은 연극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신인작가들의 등용문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여섯 작가들의 희곡이 기성 연극인을 만나 무대에서 연극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는 건 색다른 경험이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는 해마다 ‘신춘문예당선작 공연’을 열어 신인작가들이 연극계의 인재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2008 신춘문예 당선작 공연이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사흘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상연 작품은 △김지용 작, 김영환 연출의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한국일보)△이진경 작, 송미숙 연출의 ‘리모콘’(동아일보) △김혜순 작, 장경욱 연출의 ‘함’(한국희곡작가협회) △정서학 작, 황두진 연출의 ‘카오스의 거울’(전남일보) △박철민 작, 위성신 연출의 ‘문상객담’(부산일보) △이양구 작, 이송 연출의 ‘별방’(서울신문)으로 총 여섯편.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은 외딴섬에서 낚시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부부 오크와 트롤에게 모험가가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이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원시 종족으로 조롱한다.
별방은 한 남자가 가족과 함께 외딴 산속에 있는 고향집을 방문해 우연히 마당의 바위를 들춘 후 50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부모를 만난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현실과 기억의 넘나듦을 자유롭게 구사했으며, 정련된 언어와 문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상객담은 친구를 떠나보내는 2박 3일간의 장례제의에 참석한 두 노인이 나누는 대화로 연극을 끌어간다. 사회·경제·문화·고전 등을 소재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다양한 언어감각과 유머를 보여준다. 일상의 주변부를 다루되, 대단한 입심과 힘을 지녀 공연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한 번에 여섯 편 모두를 감상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2만원이다. 6개 작품 중 원하는 공연만 관람하고 싶다면 전화 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따로 구매할 수 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