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차]차가 홈쇼핑을 만났다

 지난해 GS홈쇼핑은 GM대우의 젠트라X를 판매했다. 한 시간 방송에 900여건의 상담 예약을 받았고, 이 가운데 40% 이상이 구매했다. 홈쇼핑 방송 화면.
지난해 GS홈쇼핑은 GM대우의 젠트라X를 판매했다. 한 시간 방송에 900여건의 상담 예약을 받았고, 이 가운데 40% 이상이 구매했다. 홈쇼핑 방송 화면.

 ‘자동차 구입하려면 TV홈쇼핑을 보세요.’

 자동차 업계와 TV홈쇼핑 업계의 밀월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TV홈쇼핑을 통한 차량 판매가 예상보다 반응이 좋자, 자동차 업계도 중요한 영업채널로 활용한다. 국산차뿐만 아니라 한동안 금기시됐던 외제차 판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GS홈쇼핑은 지난 16일 오후 9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GM대우의 2008년 신차 라세티 ‘더 스타일(The Style)’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 새 차가 나오자 마자 홈쇼핑을 통해 마케팅을 벌인 셈이다.

 시청자 반응도 좋았다. 평소 시청률이 평소 같은 시간 4배 많은 대비 0.091%를 기록했다. 점유율도 0.2271%로 높았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이날 700명의 상담 접수가 이뤄졌으며 반응이 좋다는 내부 평가에 따라 22일 오후 8시 20분에 재방송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CJ홈쇼핑은 21일 오후 10시 40분부터 포드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이스케이프’를 소개했다. 이 방송에서 총 820대의 가계약 주문을 받는 등 시청자가 매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CJ홈쇼핑 측은 밝혔다. 이번 방송은 고객이 방송을 보고 전화로 먼저 가계약(가 계약금 20만원)을 하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시승 차량을 탑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방송 역시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CJ홈쇼핑은 시청률이 평균의 3.2배에 달했다. 시청 고객의 대부분이 30·40대 남성 고객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인수 CJ홈쇼핑 영업담당 상무는 “방송 매출은 향후 수입 차가 홈쇼핑의 새로운 상품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사례”라며 “새로운 상품을 원하는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홈쇼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 건수뿐 아니라 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9일 GS홈쇼핑에서 방송된 젠트라X는 한 시간 방송에 900여건의 상담 예약이 이뤄졌다. 이 중 40% 이상이 구매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이날 이후 홈쇼핑을 신차의 소개 및 마케팅 채널로서 새롭게 인정한 듯하다”고 전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10월 ‘TV모터쇼-현대자동차 특별전’을 열고 2008년형 베르나와 클릭을 판매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방송 당시 600건의 문의전화가 걸려 왔고 이를 현대차 전시장으로 연결해 판매로 이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 자동차가 선보인 것은 90년대 후반 GS홈쇼핑의 수입승용차, 2000년대 초반 CJ홈쇼핑의 르노삼성차 등이었다. 그렇지만 활발한 상담과 판매로 이어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롯데홈쇼핑 등도 자동차 판매 등에 관심이 많다. 롯데홈쇼핑 측은 “경쟁사의 자동차 판매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대형 스튜디오를 갖춘 신사옥 등으로 옮긴 이후에 자동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TV홈쇼핑의 자동차 판매는 단지 제품 판매 외에도 장시간의 홍보가 가능하다. 소비자 교육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구매력 있는 계층의 데이터베이스를 단시일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유명 수입차 브랜드의 홈쇼핑 방송 상담이 봇물을 이뤄, 향후 승용차 마케팅의 중요한 경로로 홈쇼핑 채널이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