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회사를 설립하고 배너 광고 소트프웨어(SW)를 개발해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팔고나서 2주만에 고객 항의가 들어오더군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는데, 버그가 많았습니다. 한번 신뢰를 잃으니 사업이 안돼서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노성운 버그테스트 사장(39)은 만나자마자 실패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경험이 지금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였기 때문이다. 정말 하고 싶었던 SW 사업은 제품 하자로 그만두고 지난 2001년 SW 등의 품질을 검사해주는 테스팅 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테스팅 산업이란 용어조차 생소했다.
“엔지니어들이 테스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업이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창업 전 시장 조사를 해보니 미국, 일본, 유럽 등에는 이 분야 회사가 80∼100개나 되더군요. 우리나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작했습니다.”
그는 품질, 신뢰성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업체에서도 중요하게 볼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뜻이 맞는 4명이 단돈 500만원으로 사무실을 내고 일을 시작했다. 노 사장의 예상은 생각보다 빨리 적중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넥슨, NHN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업체가 선뜻 테스팅을 맡겼다. 업계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해마다 매출은 두 배씩 늘어났다. 지난 2005년에는 5억22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 16억원, 지난해에 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미 80억원 이상 수주가 됐고, 100억을 목표로 삼았다.
노 사장은 우리나라 IT 업계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테스팅 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비IT업체, 중소제조업체도 품질 검사에 대해 눈을 떠야 합니다. 선진국 시장의 까다로운 문턱을 넘어서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품질, 신뢰를 ‘비용’이 아니라 원가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휴대폰, 인터넷산업 등 이미 테스팅 분야를 잘 아는 곳을 기반으로 자동차, 금융, 산업전자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했다. 그는 적극적인 영업이 인식 개선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고 본다. 버그테스트가 세계 시장에 진출해 이름을 알리면 개선이 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노 사장은 버그테스트의 손을 거쳐 품질이 완성된 제품을 세계 곳곳에서 안심하고 사용될 수 있도록 자사의 품질 개선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은 간단하다.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는 거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