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무장한 국내 벤처기업이 철옹성인 미국 국방부를 뚫었다. 꾸준히 한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과 품질관리능력을 바탕으로 이룬 성과라 주목된다.
원전감시 및 제어분야 전문기업 우리기술(대표 노선봉 www.wooritg.com)은 미국 국방부(DoD:Department of Defense)의 군용 디스플레이 조달업무 공식 공급사(벤더)로 등록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우리기술은 앞으로 현지 에이전트인 MSGI시큐리티솔루션을 통해 1년간 약 4000만달러의 군용 특수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제품 생산은 우리기술 협력업체인 디지탈디바이스의 외주업체를 통해 이뤄진다.
우리기술이 MSGI를 통하는 건 미국 법이 정부 물품을 조달할 때 반드시 미 국적의 에이전트를 거치도록 했기 때문이다. MSGI는 미국 정부, 기업에 안전·보안·군수 제품 및 솔루션을 공급하는 전문 에이전트다.
MSGI와의 계약에는 협의에 따라 공급 기간을 10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과 내년부터 1억달러가량의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아직 주문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DoD가 선적 후 60일 이내에 납품 검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한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2분기 말 이전에는 실제 납품이 시작될 전망이다. 우리기술은 조달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최근 현지법인인 ‘우리기술 U.S.A’도 설립했다.
이 계약은 그간 우리기술이 원전 분야에서 쌓은 안정성 등에 대한 높은 품질규격관리기술 및 능력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기술은 1995년 설립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원전 감시설비(PMS)와 분산통제시스템(DCS) 기술개발에 투자하며 국내 기업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해당 제품의 국산화를 진행해 왔다.
노선봉 사장은 “우리기술이 그간 원전과 관련해 쌓은 기술력이 이번 신사업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석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기술의 기반은 원전 시스템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관련 기술을 개발해 가겠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