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김종갑 사장이 올해 D램 생산에서 삼성전자를 완전히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은 28일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하이닉스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면서 "D램 54나노 생산 준비가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에는 기술 개발과 수율에서 1위 업체(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완전히 좁히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올 3.4분기 54나노 D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삼성전자는 2.4분기 말에 56나노 D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작년 66나노 D램 공정의 수율 문제로 혹독한 수업료를 치르면서 많이 배웠다"며 "올해 들어가는 54나노 공정은 66나노 공정과 거의 차이가 없어 수율 문제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과거 80나노급 공정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 개발과 양산은 늦었지만 수율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한 경험이 있다.
올해에는 50나노급 양산 시점도 삼성전자와 차이가 크지 않고, 수율 문제도 작년 66나노급 생산 라인의 수율 불량 문제를 해결한 노하우가 있기에 자신이 있다는 것.
또 하이닉스는 200㎜ 웨이퍼 팹의 범용 반도체 생산을 중단해 300㎜ 생산 비중을 2012년까지 9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200㎜ 라인은 300㎜ 팹으로 일부 활용하고, 나머지 일부는 부가 가치가 높은 신규 사업을 위한 팹으로 활용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휴 장비는 매각해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중국에 3곳의 300㎜ 라인을 운용하고 있고 200㎜ 라인은 5곳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작년 전체 매출에서 1% 정도였던 모바일 D램 생산을 올해에는 3-9%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시장 전망과 관련, "D램은 3.4분기에 가격이 반등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그때 반등할 지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하반기에는 D램의 공급과잉 현상이 많이 완화되고 낸드플래시는 하반기에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올해 여건이 좋지 않아 수익성 제고와 재무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며 "이와 함께 3-5년 후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연구개발에 필요한 투자는 오히려 늘려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과 관련, 김 사장은 "올해 기술 제휴를 통해 P램, Z-램, STT-램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RFID 설계 및 제품 개발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작년 전체 매출의 6% 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했지만 올해에는 최대 8%까지 늘리고 2010년에는 10% 선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하반기 투자를 최대 1조원 가량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작년에도 9개월 동안 사업계획을 10차례나 변경할 정도로 경영 상황에 따라 투자는 얼마든지 늘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며 "하반기 투자도 상황에 맞춰 융통성 있게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프로모스 기술 이전 문제와 관련, 김 사장은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하이닉스는 주총에서 정홍원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 최장봉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홍형표 전 외환은행 본부장, 백경훈 우리은행 전 본부장 등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하이닉스는 새로운 이사 선임과 함께 "업계 최초로 회사와 사외이사 간 상시 정보교류를 위한 `이사정보제공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