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온라인 MBA 따고 몸값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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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직딩, 온라인MBA로 연봉 업!

 나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캐틀린의 점심시간은 단 10분이다.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마친 그가 황급히 찾는 것은 자신의 노트북PC. 이제 그는 나머지 50분간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이 된다. 온라인 MBA로 경영학 석사과정을 이수 중이기 때문이다.

 캐틀린의 퇴근 시간은 다른 동료들보다 한 시간 더 늦다. 회사를 나서는 시간을 늦춰 그만큼 강의를 더 듣고 퇴근한다. 교통정체도 피해 가고 오히려 더 좋단다.

 그는 이렇게 매일 두 시간씩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주말에는 숙제나 시험을 본다. 물론 대부분의 과정이 모두 인터넷을 이용해서다.

 템플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캐틀린은 온라인 MBA 강의를 들을 때면 졸업 후 잊고 있던 감각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란다. 학비는 물론이고 등하교 시간에 드는 시간도 줄이고 사무실에서 배운 내용을 그 자리에서 바로 현업에 적용시킬 수 있는 점도 스릴 있다는 게 캐틀린의 설명이다.

 온라인 MBA가 미국 직장인에게 큰 인기다. 한국 회사원들 못지않게 요즘 미국 직장인의 교육열 역시 전에 없이 뜨겁다. 이는 현재 침체 국면에 있는 미국 경기와 무관치 않다.

 불경기는 결국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비절감으로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직장인은 연봉협상 시 회사가 제시하는 액수에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 결국 사측이 내미는 연봉계약서에 맥없이 사인하고 마는 게 현실이다.

 미국인은 자기계발을 통해 직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나아가 연봉협상에도 당당하기를 꿈꾼다. 그 해법으로 이들이 찾는 것이 바로 온라인 MBA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 돈을 써가며 MBA에 도전하는 용기있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의 현실 역시 한국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 MBA가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미국은 인터넷 시대 이전부터 ‘디러닝(원격교육, Distance Learning)’이라는 프로그램이 각급 학교와 커뮤니티의 주관 하에 널리 시행돼왔다. 집에서 비디오테이프로 강의를 듣고 숙제를 해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전형적인 디러닝 모습이다. 이 같은 고전적인 방식은 아직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의 온라인 MBA나 각종 사이버 학습 역시 이곳 사람들은 디러닝의 일환으로 본다. 그래서인지 여기서는 ‘온라인 MBA’나 ‘사이버 MBA’라는 표현이 낯설다. 오히려 ‘원격교육 MBA’라는 말이 널리 통용된다.

 물론 미국에서도 MBA의 거품이나 하버드 등 일부 톱클라스만을 몇 년째 지원하는 이른바 ‘묻지마 MBA’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MBA 인플레로 그 가치가 땅에 떨어졌을 때는 이곳 샐러리맨 사이에서 MBA를 ‘바람둥이(Married But Available)’로 부르는 농담이 회자되곤 했다. MBA에서 배운 대로 말이나 프레젠테이션만 잘하고 실속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기가 안좋은 지금, MBA는 이제 ‘가장 좋은 경쟁력(Most Beautiful Advantage)’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필라델피아(미국)=송승우오스템임플란트 미주법인 총괄 본부장 Sportsfn@gmail.com

◆급증하는 온라인MBA

  온라인 MBA를 개설하는 대학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매년 우수 온라인 MBA 과정을 자체 선정 중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06년 26개 온라인 MBA를 꼽은 반면에 올해는 총 40개 과정을 선정했다. 지난해는 32개를 지목했다.

따라서 이들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 수도 폭증세다. 2006년 7만명이던 학생 수는 다음해 8만명으로 수직 상승했고, 올해는 8만5000명으로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MBA는 미국 피닉스대학의 7개 MBA 특화과정이다. 재학생 수만 현재 4만명에 달한다. 신입생 선발도 2주에 한 번씩 이뤄진다.

온라인 MBA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학생 수를 크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피닉스대 온라인 MBA의 외국인 학생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이에 피닉스대 측은 최근 네덜란드와 두바이에 해외 지원센터를 개설, 외국인 학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두 곳의 센터에만 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는 게 피터 마틴즈 부총장의 설명이다. 현재 피닉스대는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차기 센터 설치국가를 찾고 있다.

아이비리그 등 전통적인 학교 평판이 중요한 일반 오프라인 과정과 달리, 비교적 연륜이 짧은 온라인 MBA는 졸업 후 AACSB 등 국제경영교육인증 부여 여부가 학교 선택 시 중요 사항 중 하나다.

또 과정에 따라 오프라인 강좌나 시험을 필수 이수해야 하는 학교도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미국·유럽 등지의 온라인 MBA 강의를 듣고자 하는 지원자는 이 점을 미리 챙겨둬야 한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