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일본의 진동력발전 현황과 전망

 유비쿼터스 시대를 밝혀줄 친환경 에너지 진동력발전

 초등학생의 작은 의문에서 시작된 ‘진동력발전’이 21세기 최첨단 기기의 꿈의 전력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진동력발전은 ‘음력발전’이라고도 한다. 공기 중의 진동(음)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형하는 것으로 스피커의 원리를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게이오대학 환경정보학 대학원 정책 미디어 연구과 소속 하야미즈씨가 초등학교 실험 시간에 ‘전기로 모터가 돌고, 모터가 돌면 전기가 만들어진다’는 원리를 스피커에 적용, ‘전기로 음을 만든다면, 음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게 진동력발전 개발의 시초다.

 일본 철도회사인 JR는 승객이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일으키는 진동을 이용, 자동개찰기를 구동시키는 ‘발전판 실험’으로 하루 6000Ws의 전력을 생산했다. 도쿄 수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진동을 이용해 하루 0.24㎾h의 전력을 생산, 고시키자쿠라 대교의 조명을 밝히는 실험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진동력발전이 다른 친환경 발전과 비교해 주목받는 점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하는 유비쿼터스 단말기에 사용할 수 있는 발전 시스템으로 유효하다는 점이다. 다른 발전 시스템과 다르게 발전에 필요한 천연자원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투자 대비 효율성이 문제인데, 현 단계에서는 실용화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 2006년 말 도쿄역에 설치된 발전판은 도쿄역 전체에 발전판을 설치 시 100W의 전력을 생산, 전구를 몇 분 정도 켤 수 있는 전력이 나온다.

 그 외에도 진동력발전에는 천연자원이 필요하지 않은 대신 진동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요구된다. 사람이나 자동차의 진동력을 위해 추가로 에너지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진동에 의한 발전이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그 부분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동을 이용한 발전은 많은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나가오카과학기술대학은 진동에너지 출력장치를 비롯해 건물과 기계의 진동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 수력과 풍력발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 등을 개발 중이다.

 히타치 제작소 중앙연구소는 진동 에너지를 LSI의 구동전력으로 이용하는 실험을 시행 중이다. 이 연구소는 건물의 미세한 진동을 이용해 0.12 마이크로와트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철도종합연구소도 기차의 바닥과 천장에 압전소자를 설치, 주행 중에 생기는 진동을 압력전자에 담아 전기를 만들어 흔들림을 제어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하야미즈씨는 관련 기술을 더욱 폭넓게 알리고자 ‘음력발전(사운드파워)주식회사’를 설립, JR와 개찰구 발전판 실험, 도쿄 수도고속과 자동차 진동을 이용한 다리 조명 실험 그리고 NEC와 함께 건전지가 필요없이 버튼을 누르는 힘을 진동으로 바꾸어 전기를 만드는 리모컨 개발 등에 각각 착수했다. 이를 응용하면 컴퓨터에 글을 입력할 때 자판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발전이 가능해지게 된다.

 음력발전회사의 장점은 발전효율을 실용화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효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진동력발전은 압력이 들어간 부분(압력소자)에서만 전기가 만들어지는 구조였다. 하지만 발전소자간 진동판을 설치, 압력을 받은 압전소자가 진동해 주변의 압전소자에까지 진동이 전달돼 발전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 전력을 담아둘 수 있는 충전회로와 압전소자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 구글이 모두가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던 소형 사이트에 광고를 올릴 수 있는 애드센스(AdSens)를 개발, 막대한 수익을 끌어올린 이른바 ‘롱테일 모델’을 구축했듯, 모두가 무심히 지나치던 보행자와 자동차가 만들어내는 진동에서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다.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발전과 달리,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진동력발전에 대한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져, 실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최첨단 기기들을 건전지 잔량 걱정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유비쿼터스 인프라다.

-이왕재 일본IT 전문 블로그(하테나) 운영자(haten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