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의외로 농구팬이 많은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이 맨체스터 유나이트의 박지성에 열광하는 것 이상으로 중국인은 NBA의 야오밍(姚明)에 환호한다. 그래서일까. 지난 3월 7일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의 차세대 양방향TV 시연 행사에도 어김없이 농구 방송이 등장했다.
장다종 SMG 부총재는 “이제 NBA 경기를 시청하면서 동일한 스크린에서 동영상 보기·인터넷 서핑하기·온라인 투표하기·정보 검색하기 등 많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농구스타 야오밍을 좋아한다면 TV를 보면서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왕에 로그인해 야오밍이 입은 것과 똑같은 농구 유니폼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버전의 TV 2.0은 최근 유행하는 웹 2.0처럼 ‘개인성’ ‘이동성’ ‘양방향’ ‘공유성’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개인TV”라며 “가입자의 시청 패턴도 일방향의 수동적인 TV시청에서 능동적인 콘텐츠 검색과 선택적인 수신, 참여, 양방향 의사전달으로 전환된다”고 강조했다.
SMG의 양방향TV는 중국 지상파 디지털TV 전송표준인 ‘DMB-T’와 무선인터넷을 융합, 상호연동성과 이동성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고선명(HD) TV 수신카드를 설치한 컴퓨터나 노트북PC만 있으면 DMB-T를 통해 프로그램 채널을 하향하면서 와이파이(WiFi)와 3G 인터넷, 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를 이용해 인터넷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고선명 TV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부족한 콘텐츠도 해결될 전망이다. 아이리서치(I-Research)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2007년 중국에서 LCD TV 출고량이 1000만대에 달했으며 대부분이 HDTV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그러나 고선명 프로그램 수가 늘지 않아 최근 LCD TV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중국에서 고선명 프로그램을 방영할 수 있는 채널은 3개에 불과한데 연평균 시청료는 수천위안에 달해 일반 소비자의 호응이 높지 않았다.
다가온 베이징올림픽은 이 같은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 정부가 2008년 올림픽 경기 모두를 고선명 프로그램으로 방송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HDTV 시청 가구 수를 증가시켜 평균 시청료를 인하시키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TV 산업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1일 중국발전개혁위원회 등 6개 부처가 ‘디지털TV산업발전에 관한 약간 정책’을 정식 시행한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는 중국 디지털TV 산업이 통신업체와 미디어 시스템의 상호금지 시대에서 ‘다자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의 ‘탈아날로그, 완전 디지털화’는 일사천리로 나아가고 있다. 전 세계에 베이징올림픽 프로그램을 HD로 방송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2010년에는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 유선 TV를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또 2015년이면 아날로그 신호 TV프로그램 방송은 완전히 중단하고, 전면 디지털 체제로 전환한다.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 디지털TV 산업발전의 강력한 동인이다.
1000만가구에서 고선명 신호를 수신하게 되며, 그중 상당수의 텔레비전은 이를 기회로 새로 교체될 것이다. 양방향은 또한 고객을 차세대TV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TV 2.0’은 베이징올림픽과 함께 개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상하이 IT지원센터 정현철 소장 hcchung@kii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