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밸리의 힘 `기술中企`

 서울디지털밸리 합동기업설명회 참석자가 잘만테크의 FPS게임 전용 마우스를 사용하며 2D·3D 겸용 LCD 모니터상의 FPS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밸리 합동기업설명회 참석자가 잘만테크의 FPS게임 전용 마우스를 사용하며 2D·3D 겸용 LCD 모니터상의 FPS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우와, 어… 어라?”

물고기를 손에 쥐려고 뻗었던 손이 허공만 갈랐다. 다시 손을 뻗었지만 이번엔 모니터에 부딪치고 말았다. 두 번이나 물고기를 놓치고서야 내가 지금 보는 바닷속 모습이 입체안경으로 본 잘만테크의 3차원(D) 영상 모니터에 있다는 걸 떠올렸다.

서울시 구로구와 금천구에 걸쳐져 있는 서울디지털밸리는 서울 벤처의 메카다. 이미 7000개 이상인 중소·벤처기업은 계속 느는데다 하루 유동인구도 수십만명은 기본이다. 이런 디지털밸리를 이끌어 가는 힘은 바로 입주 기업의 아이디어와 첨단·신기술이다. 지난 주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연 서울디지털밸리 3개 기업 합동 설명회에도 그 힘은 여실히 드러났다.

◇디자인 개선과 신기술로=잘만테크(대표 이영필)은 1인칭슈팅(FPS)게임 전용 마우스와 2D·3D 겸용 LCD 모니터를 들고 나왔다. FPS게임 전용 마우스 ‘FPS건’은 정말 총처럼 생겨서 참석자들은 처음엔 마우스인지 알아보기 힘들어했다. 잘만테크의 설명대로 총을 쏘는 것처럼 잡으니 손에 딱 들어오는데다 손을 눕히지 않아도 돼 오래 사용해도 손목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두 번째 손가락으로 왼쪽 마우스 버튼을 누를 수 있어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이다. 김주환 잘만테크 과장은 “일반 마우스로 FPS게임을 할 때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D·3D 겸용 모니터로 3D 영상을 더하니 정말 게임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잘만테크는 이미 작년 10월 19인치, 22인치 2D·3D 겸용 LCD 모니터를 출시해 CES·CeBIT 등에 전시했으며 이르면 다음달 24인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32인치 제품도 개발 중이다.

◇조상의 지혜를 살리고=한국나락판매(대표 성찬용)는 의식동원(醫食同原:약과 음식은 근본이 같다)는 조상의 지혜를 현대에 되살렸다. 나락(벼)을 가정에서 직접 즉석에서 도정해 ‘오분도미’를 만들 수 있는 ‘다물 오분도기’를 생산, 판매한다. 오분도미는 현미의 코팅층만을 제거하고 백미와는 달리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쌀눈과 쌀겨를 그대로 지닌 쌀이다. 즉, 정미소를 부엌에 들여놓을 수 있도록 작게 만들어 밥을 짓기 전 즉석에서 도정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백미의 영양가 부족과 현미의 도정 후 자연 산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그저 정미소를 작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기존 도정기의 단점인 소음과 먼지를 해결했다. 한국나락판매는 “소음은 65데시벨(㏈), 먼지는 100% 방지한다”고 자랑했다.

◇전통 기술은 발전시킨다=의료기기 업체 삼손(대표 박형삼)은 한방침과 같은 효과를 내는 전기식 자침기를 내놨다. 경혈 위치에 침을 찌르고 전기를 흘려보내는 기존 전기침과 달리 경혈 부위에 자침을 올리고 전기를 흘려보내면 침과 동일한 효과가 난다. 작은 침을 놓는 것도 몸에는 충격이라 전통 한방에서는 침과 뜸을 함께 쓰지 않는 게 원칙. 하지만 삼손의 제품은 침과 거의 유사한 효과를 내면서도 몸에 부담이 없는 게 장점이다. 삼손은 이 제품 수출을 위해 의료장비 관련 국제인증인 CE 인증과 함께 미국 식약청(FDA)의 인증을 추진 중이다. 박관형 삼손 마케팅본부장은 “인증을 완료하면 내년 이 제품의 수출을 본격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