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가 경쟁력.’
전자기기 광고를 보면 전자제품 융합으로 인해 기능이 많다는 것과 유명 디자이너와 협력해서 디자인을 강조했다는 얘기가 전면에 나선다. 화려한 수사 앞에 제품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기술’은 다소 물러나는 듯 하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유통 현장에서 ‘성능’을 얘기할때면 반드시 신 기술이 전면에 등장한다. 가전 업체들도 제품의 성능을 배가할 수 있는 기술을 은근히 강조하며 봄 판촉에 한창이다.
LG전자(대표 남용)는 2008년형 에어컨에 3차원 입체 냉각 방식의 ‘에어로봇’ 기술을 채택했다. 에어로봇은 에어컨 윗부분이 외부로 나오면서 바람을 멀리 보내주는 장치로, 바람을 기존 제품보다 2배가량 많은 9m까지 전달한다. LG전자 측은 에어컨 매장 등에서 에어로봇 기술로 냉각 효율성도 높이고, 전력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알렸다. 이상규 LG전자 DA마케팅 팀장은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제품 본연의 기능이 가장 우수하고 강력한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며 “업체 간에 숨은 기술을 개발하는 경쟁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냉장고 신제품에 습도를 최대 74%까지 보존해줄 수 있는 ‘수분 케어’ 기술을 적용했다. 냉장고는 식자재의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습 운전’ 기술을 개발, 적용한 것이다. 권혁국 삼성전자 한국마케팅담당 상무는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오랫동안 깨끗하고 신선하게 식품을 보관할 수 있는 기능에 기술력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삼성테크윈(대표 이중구)은 올해 내놓은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GX-20’에 삼성전자와 공동개발한 CMOS 이미지 센서를 썼다. 고급 카메라에는 주로 CCD 이미지 센서를 쓴다. CMOS 센서는 CCD에 비해 노이즈가 많고 정밀한 표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테크윈은 자사의 제품에 최적화된 전용 이미지프로세서(DSP)를 써 노이즈를 줄이고 색재현성을 높여 단점을 보완했다.
중소 가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음식물처리기 업체인 루펜리(대표 이희자)는 남은 음식물의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공기순환 시스템과, 활성탄 탈취를 내세웠다. 회사는 이 시스템으로 처리기 내부의 수증기발생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활성탄 탈취제로 악취제거 성능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한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