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바일LCD 사업부 공격적 행보

 올해 들어 삼성전자 LCD총괄의 모바일 LCD 사업부가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TV·모니터 패널사업을 맡는 HDLCD 사업부에 비해 외형은 작지만 성장성 높은 중소형 LCD 어플리케이션 사업을 본격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후계 CEO 자리를 놓고 양대 사업부장이 선의의 경쟁을 시작했다는 바깥의 시각과도 맞물려 흥미를 자아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사 사업부 제도를 도입한뒤 LCD총괄내에 HDLCD센터·IT LCD센터·모바일사업팀, 2센터 1사업팀 체제를 모바일LCD 사업부(윤진혁 부사장)와 HDLCD사업부(장원기 부사장), 2개 사업부 체제로 재편했다. 가장 왜소한 규모의 모바일사업팀을 이끌던 윤진혁 부사장은 모바일LCD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장원기 부사장과 더불어 전면에 부상했다. 요즘 가장 잘 팔리는 노트북 패널까지 흡수했던 것.

삼성전자 안팎에는 장 부사장이 일찌감치 차기 CEO 후보로 부각돼 왔다. LCD총괄 매출 가운데 TV·모니터 패널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장 부사장의 ‘개인적’인 위상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장 부사장은 삼성전자·소니 합작사이자 이재용 전무가 등기이사로 재직중인 ‘S-LCD’의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윤 부사장은 모바일 사업부를 맡은 다음 올초 유럽 메이저 휴대폰업체와 LCD 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LCD총괄의 오랜 숙원이었지만,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과의 관계 탓에 엄두조차 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지난 2월부터 천안의 4세대 라인에서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패널을 세계 처음 양산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모바일사업부의 최대 주력 사업인 노트북 패널 판매 목표를 공격적으로 늘려잡았다. 윤 부사장은 내부적으로 지난해보다 30%이상 늘린 4132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프리미엄급인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BLU) 제품 매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유독 노트북 패널 사업에서만 LG디스플레이에 뒤졌던 자존심을 만회하겠다는 뜻이다.

모바일 사업부는 특히 가장 골치아픈 숙제인 구세대 라인 처리 문제를 해결했다. 점차 기판 크기가 대형화하는 추세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과거 1∼5세대 라인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패널업체들의 고민. 윤 부사장은 기흥의 1·2라인은 물론 천안사업장의 3·4라인도 모바일 패널로 전면 전환한 데 이어 5·6라인은 노트북 패널을 중심으로 개조했다. 장 부사장이 탕정사업장만 관장하는 대신 모바일 사업부가 기흥과 천안의 1∼6라인 모두를 맡는 분위기로 바뀐 것도 이런 이유다. 윤 부사장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그는 반도체총괄과 그룹 비서실(구조본), 일본 법인 등을 두루 거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사람(장원기 부사장)에게 너무 많은 힘이 쏠려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결국 차기 CEO를 놓고 두 사업부장이 경쟁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