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업무보고]금융 규제 벽 허물고 시장 살린다

금융위원회 업무보고가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31일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은 관치경영으로 인해 낙후된 금융산업 규제를 조속한 시일 내에 풀고 금융산업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실물경제를 역동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업무보고가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31일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은 관치경영으로 인해 낙후된 금융산업 규제를 조속한 시일 내에 풀고 금융산업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실물경제를 역동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 방향 및 주요 추진과제

 금융위원회가 3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금융정책 방향은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지주회사 설립 활성화 등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위는 과감한 금융 규제의 혁파를 통한 금융산업 내 경쟁 촉진, 경쟁을 통한 금융회사 경쟁력 제고, 글로벌 플레이어 출현을 이끌어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인수합병(M&A)으로 대형 금융회사가 출현하도록 하고 은행지주회사 외에 금융투자지주회사, 보험지주회사 등 다양한 지주회사가 나오도록 할 방침”이라며 “또 한국을 글로벌 금융회사가 활발히 영업하는 금융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산 분리 완화 등은 연내 손질을 가할 방침이어서 우리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공금융기관의 민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에 새 기운=금융위원회는 금산분리 완화의 1단계로 사모펀드(PEF) 및 연기금의 은행지분 보유 규제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완화된다. 현재 PEF는 산업자본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서 출자비율이 10% 이하여야 금융자본으로 인정하는데 이를 15% 또는 20%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PEF에 대한 산업자본의 출자비율이 10%를 넘어도 금융자본으로 간주돼 은행법안 4%로 제한된 은행지분의 소유한도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2단계는 현행 4%인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은행 소유규제를 직접적으로 완화한다는 점에서 1단계에 비해 핵심적인 규제완화지만 금융당국은 사회적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1단계와 2단계를 동시에도 시행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위는 중장기적으로 은행 지분에 대한 보유 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비은행지주회사, 비금융회사 소유 허용=금융위는 올 하반기부터 비은행지주회사 설립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및 증권·보험 중심의 글로벌 금융그룹의 출현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금융위는 우선 비은행지주회사의 자회사(또는 손자회사)로 제조업 등 비금융회사를 허용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다. 일례로 렌터카업체나 정비업체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보험지주회사가 등장할 수 있게 된다. 비은행지주회사에서 자회사 간 위험 전이 방지를 위한 방화벽은 은행지주회사보다 낮게 설정한다. 다만 비은행지주회사의 비금융회사 지배에 따른 사금고화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자회사 간 중요 내부거래를 엄격히 통제할 방침이다.

 형평성 차원에서 일반 지주회사가 자회사로 보험·증권 등 자회사를 둘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과 SK그룹 등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비금융 지주회사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수준 금융 인프라 구축=금융위는 아울러 실물증권 발행, 유통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참가자 편익제고를 위해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10월 말 관련법 제정안을 마련한다. 전자증권제도는 자본시장의 증권을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권리만 전자등록부에 등록하는 것으로 현재 30개 OECD국가 중에서 22개국이 도입, 운영하고 있다. 또 9월 상장규정을 개정해 기업 및 산업의 특성에 따라 요건을 다양화하는 맞춤형 상장요건을 적용하는 등 상장제도의 선진화를 꾀할 방침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절차도 단순화한다. 은행의 해외영업 진출에 대해서는 사전협의 대신 사후보고가 가능토록 했다. 해외진출을 위한 자회사 주식소유는 보험회사의 자회사 투자총액 규제에서 제외한다.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를 이달 말 구성해 금융 클러스터를 지정하고 외국인 생활환경 개선도 추진되며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를 통해 입주기업 애로사항 해소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로써 5년 후 한국에서 아시아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회사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 방향 및 주요 추진과제 (자료:금융위원회)

◇금융규제 혁파

-규제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

-금융규제개혁자문위원회 설치

-비명시적 규제 폐지 및 정비

-민원사항 온라인원스톱화

-보험회사 자회사 소유규제 네가티브 방식 전환

-금융회사 해외진출 규제 신속 정비

◇글로벌 플레이어 출현기반 마련

-금산분리 3단계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

-금융지주회사 제도 개선-비은행 지주회사의 비금융 자회사 허용

-금융회사 해외 진출 절차 단순화

-금융회사의 해외 자회사 주식소유 규제 완화

-금융클러스터 지정 등 금융 중심지 육성 가속화

◇글로벌 수준 시장 인프라 조성

-전자증권제도 도입

-맞춤형 상장요건 적용

-회계·공시제도 국제정합성 제고

-신용정보·평가제도 개선

-국제수준 투자권유·판매제도 도입

-고객자산운용의 책임성 확대

-금융인력양성 협의체 구성

-중소기업 금융지원체계 개편

-자금세탁방지시스템 글로벌화

-시장친화적 감독체계 구축

◇금융감독기구의 DNA변화

-금융감독기구 인적 쇄신

-독립적인 외부평가단 구성

◇금융시장 안정화 기반 마련

-신BIS 보완대책 마련

-증권사 리스크 평가시스템 구축

-관계기관 및 국제간 협조체계 구축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