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출연연 이직현황
“연구원보다 대학교수가 더 좋아.”
30일 본지가 주요 정부출연연구기관 9곳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의 연구원 이직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이직자 356명 가운데 109명이 대학교수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총 137명이 퇴직했으며 이 가운데 61명이 KAIST, 성균관대, 광주과학기술원, 경기대, 동아대, 전북대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지난해 퇴직자 37명 가운데 19명이 대학으로 이직하는 등 출연연 연구원들의 ‘대학교수직 선호’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총 14명의 이직자 가운데 71%인 10명이 고려대와 연세대, 인하대, 건국대, 경북대 등으로 이직해 가장 높은 대학교수직 선호율을 보였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는 지난 3년간 이직자 11명 가운데 4명이 대학 교수행을 택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3년간 17명이 이직했고, 이 가운데 6명이 서울대와 경희대, 부산대, 이화여대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경우는 지난 3년간 69명의 이직자 가운데 교수직은 5명인데 반해 공공기관으로 총 23명이 옮겨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이 연구원들이 대학으로의 이직을 선호하는 경향은 IMF 이후의 과도한 잡무 및 과제수주 부담감과 불안해진 출연연구기관의 위상, 상대적으로 낮아진 처우 등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출연연구발전협의회(회장 조성재)가 지난해 말 450명의 연구원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출연연이 이대로는 안된다’고 응답했다. 수행 중인 과제 수는 응답자의 75%가 2∼5개라고 답했다.
또 연구원들이 연구 외에 행정 또는 기획에 소비하는 시간 비율은 연구원 44%가 전체 연구시간의 30∼50%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재 회장은 “기관별로 일 잘하는 연구원들이 교수직으로 빠져 나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개인별 처우 개선과 함께 연구원의 위상을 과거처럼은 아니어도 상당부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