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필름을 감고(Winding), 자르고(Slitting), 코팅(Coating)하는 기계설비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피엔티(대표 김준섭 www.epnt.co.kr)는 디스플레이 광학필름을 감고 절단하는 기계뿐만 아니라 표면처리(도금)하고 코팅하는 기술에 있어서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정평이 났다.
기계설계 분야 엔지니어 출신인 김준섭 사장이 창업한 이 회사는 창업 4년만에 국내외에 최고의 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 연 200억원(올해 목표)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광학필름을 절단하고 감는 장비는 특성상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년 전까지는 대부분 일본산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피엔티가 개발한 장비는 최근 들어 일본 제품에 비해 10% 정도 비싸지만 성능에 있어서는 10년이나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당시 처음으로 출시한 장비는 광학필름을 접합하는 라미네이팅 기계로 3M에 주로 공급했다. 지금은 코팅, 슬리팅, 와인딩, 도금 등 다양한 기계장비가 개발됐다.
특히 코팅과 도금 분야의 경우 현재 5건의 특허를 출원했거나 출원중이다. 최근에는 플렉시블 LCD 필름을 도금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이 끝난 상태이며, 조만간 반도체 장비 개발도 완성될 계획이다.
그동안 필름관련 기계장비만 개발해 왔지만 이번에 30억원을 투자해 개발중인 반도체 장비가 출시되면 내년 500억원 매출의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미 본사 공장과는 별도로 인근에 약 6000평 규모의 제2 공장을 신설해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피엔티의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회사는 국내의 경우 3M을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마이크론, 두산전자 등 20여개 업체에 장비를 납품했다.
해외에는 슬리팅 및 라미네이팅 기계를 앞세워 일본과 중국, 인도, 폴란드 등 1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했다. 올해는 200억원의 매출 가운데 30%가 해외시장 쪽 매출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에는 일본 필름제조업체에 코팅기계 6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만간 일본에서는 또 다른 60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이 달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디스플레이장비 전문전시회에 참가해 일본시장 진출에 탄력을 붙이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과 대만 등 동남아 시장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그동안 소홀했던 해외마케팅 조직을 강화해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50여 명의 직원 중 4∼5명의 경리직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05년에 설립한 부설연구소 직원 7명은 기계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심지어 5명의 영업사원조차도 기계분야 엔지니어들이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바로 최고의 영업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준섭 피엔티 사장
김준섭 피엔티 사장 “경기가 어려울수록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최선의 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준섭 피엔티 사장은 100% 순수 엔지니어 출신인 것만은 틀림없다. 술과 골프로 맺어진 인맥보다는 고객사로부터 주문이 들어왔을 때 최고의 기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최고의 인맥이라고 말한다.
“고객사가 아쉬워서 기계를 사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저도 일주일에 나흘은 출장을 나가고, 1년에 평균 10만Km를 뛸 정도로 많이 다닙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무엇보다 “최고의 인재를 뽑아 쓸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내년 쯤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면 그동안 고생해준 연구원들과 직원들에게 크게 보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 금오공대를 졸업한 김 사장은 지역 내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해 매월 기부금을 내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가슴 따뜻한 엔지니어였다.
구미=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