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48개 종합유선방송 사업자(SO)와 24개 방송채널사용 사업자(PP)로 개국한 케이블TV는 2008년 1월 기준으로 총 103개 SO와 187개 PP로 증가했다. 종사자는 2000년 8380명에서 2006년 2만2560명(외주인력 포함)으로 늘었다.
매출액도 SO·PP를 합쳐 2000년 총 1조6931억원에서 2006년 5조515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가입자는 1995년 말 20만6886에서 5년째인 2000년 256만, 2008년 현재 1500만에 육박한다.
이를 증명하듯 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케이블 TV 사업자가 전체 방송 시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SO가 22.4%, PP가 28%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위원회의 ‘2004∼2006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TV+라디오)의 비중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SO와 PP는 약속이나 한듯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청 점유율 역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상승세다.
지상파의 시청 점유율이 급격하게 하락, 2002년 70%에서 2005년 60% 이하로 떨어진 이후 2006년에도 60% 고지를 회복하는 데 실패한 데 비해 케이블TV는 2002년 30%에서 2005년엔 40%를 돌파한 이후 2006년에도 40%대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우리나라 대표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는 케이블TV를 제외하고는 방송산업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케이블TV는 우리나라 방송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케이블TV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제2 창업’ 선언을 계기로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케이블TV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 복지에 기여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생산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일조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뿐만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디지털전환 및 HD 채널 확대 등에 대한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 2009년까지 총 15만1374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민 복지 실현의 견인차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의지다.
또 유무선 통신 비용을 낮추는 데도 앞장설 예정이다.
케이블TV 사업자가 확보한 기존 인프라를 활용,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유선 통신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와 함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시장 진출을 통한 이동통신 경쟁 활성화를 견인, 이용 요금을 대폭 절감하도록 하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유세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이달 초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인터넷전화(VoIP)에 이어 MVNO시장에도 진출, 소비자의 통신 비용을 30∼40%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MVNO 시장 진출을 계기로 통신요금 인하를 골자로 하는 요금 합리화에도 일조하는 한편 가계의 통신비 부담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고선명(HD) 채널 확대는 방송영상 콘텐츠의 양적·질적 확대를 견인함은 물론이고 오는 2012년부터 연간 2조4000억원에 이르는 산업 유발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전 채널의 HD화를 실현, 콘텐츠 고품질화를 앞당겨 시청자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지역밀착형 미디어로서 시청자 참여 확대를 통한 시청자 권익 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전파하는 ‘지역문화 중심체’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에도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케이블TV “경쟁력 제고 위해 규제완화·공정경쟁 환경 마련돼야”
케이블TV가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대·재생산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공정경쟁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소유·겸영 규제와 디지털케이블TV 기술기준, 이동통신 진입장벽 완화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손꼽고 있다. 케이블TV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MSO의 권역제한 규제(현행 77개 권역 중 5분1까지만 소유)를 대폭 완화하고 오픈케이블 표준 완화와 상향주파수 대역 확대, H.264 압축방식 수용 등 케이블TV 기술기준 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최대 15개 이상의 권역을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했던 방송법의 겸영규제 조항이 매출액 및 권역 기준에서 가입자 수 3분의 1 이상 금지로 완화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 작업이 예고된만큼 숙원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사업자는 또 MVNO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자가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주파수 자원 배분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진행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IPTV를 통해 방송시장에 진출한 거대 통신 사업자가 이동통신을 묶은 QPS상품 출시를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형평성 차원에서 이동통신을 위한 주파수 정책의 전향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공정경쟁과 관련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입각한 제도 개선 △인터넷전화 상호접속 기준 개정 및 망 이용대가 제도 개선 △기간통신 사업자 필수 설비 관련 동등 접근권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신 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출로 인한 시장지배력 전이를 방지해야 공정경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는 IPTV 사업을 위해 별도법인을 설립하거나 조직분리 형태로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게 케이블TV 사업자의 논리다.
통·방융합시대에 통신시장의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돼 공정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외에도 케이블TV 사업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디지털 방송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방송콘텐츠 산업 진흥 주체를 명확히 하고 체계적 지원 근거를 규정하는 ‘디지털 방송콘텐츠 진흥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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