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이형 파이팅!!! 날려버려∼∼”
중외메디칼 최강야구단의 더그아웃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홍석 차장을 응원하는 목소리다. 2001년 야구를 통한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결정된 메디칼 야구동호회는 이제 서로를 친형제 이상의 ‘가족’이라고 스스럼없이 표현한다.
단순히 모여서 경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 서로 믿고 의지하며 가족 같은 사랑을 나눠왔기 때문이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가족동반으로 여행·등산 등을 함께 하면서 살가운 사랑을 나눈 덕분에 이젠 일요일이 되면 아이들이 먼저 앞장서 경기장으로 나선다. 새벽부터 김밥·과일·음료수를 챙겨 유니폼도 함께 맞춰 입고 운동장으로 향하는 게 휴일의 커다란 기쁨이 됐다. 푸른 하늘 아래서 맑은 공기 마시며 야구로 땀 흘리고 가족사랑으로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중외메디칼 최강야구단은 창단 초기 ‘중외제약’ 야구단으로 착각하는 관객들을 ‘페어플레이’ 전략으로 각인시켰다. 시합 중 상대팀의 거친 플레이를 웃음으로 넘겨 버리는가 하면 상대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는 마치 우리 팀 선수인양 박수를 보내곤 했다. 심판이 오심을 했을 때 단 한 번의 항의도 하지 않는 등 그야말로 ‘페어플레이 최강’팀으로 리그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로 인해 창단 3년 동안 별다른 성적 없이 오직 모범상 2개만 수상했지만 이런 팀 분위기로 인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희생정신이 정착됐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신체단련 이상의 성과를 가져다 준 것이다. 소속 선수들은 야구단 활동을 함으로써 거친 사회생활 속에 찌든 얄팍한 권위와 위세를 벗어 던지고 겸손과 배려의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다고 자평한다.
페어플레이를 목표 삼아 조금씩 실력을 키워 나가던 최강야구단이 2005년에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을 일으켰다. 전국 29개 팀이 출전한 ‘제2회 인천남구청장기 전국사회인야구대회’에서 전년 대회 우승팀인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인천의 유명야구단 제우스, 버팔로 등을 잇달아 물리치고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좋은 소식을 각계에 자랑할 만도 했겠지만 회사에는 알리지도 않았다. 아무 부담 없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야구를 즐기겠다는 야구단 운영 방침을 반영한 것이었다. 우승이라는 사실보다 선수들이 즐거운 경험을 했고 그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확인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설명이다.
오늘도 중외메디칼 최강야구단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슈퍼스타 감사용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야구를 사랑하고 그것을 즐기면서 하루하루 행복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