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애드] KB국민은행 ‘정명훈의 나눔’편

 광고에서 모델의 힘은 크다. 모델에 따라 광고 메시지 전달력과 진정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공익적인 성향이 강할수록 모델의 힘과 진정성은 광고 성패의 열쇠가 된다.

 지금도 계속되는 KB국민은행 ‘국민이 만듭니다’ 광고 캠페인은 공익적인 성향이 강한 광고여서 론칭 초기 모델 선정이 중요한 과제였다. 며칠 밤을 골머리를 앓았다.

 수많은 대한민국 스타를 검토했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눈과 마음에 와닿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정명훈 지휘자였다. 마에스트로 등 별칭만으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저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인 줄 알았던 그가 부산 소년의 집 아이들과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열었던 사실을 다시금 알게 되면서다. 내부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정명훈씨의 나눔정신에는 그 어떤 모델로도 대신할 수 없는 감동과 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모델 섭외 작전에 들어갔다. ‘맨땅에 헤딩하기’라는 말이 그렇게 실감날 수 없었다. 마음 속에서는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만들어지는 정명훈씨의 나눔의 삶을 광고로 만들고 싶은 열망이 들끓었지만 섭외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 동안 상업적 광고모델 제의를 거절하기로 유명한 이라 아무리 공익적 광고일지라도 출연을 설득한다는 것이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했다.

 결국 기습작전을 펴기로 했다. 한창 더웠던 지난해 8월 말 광고 대행사인 메이트커뮤니케이션 직원들이 정명훈씨를 만나러 무작정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정씨는 도쿄오페라시티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약속도 잡지 않고 만나 줄지도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 무모했지만 내부에서는 그 길만이 정씨에게 우리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이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에서도 역시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정명훈씨는 어려운 섭외과정 정도는 모두 잊을 수 있을만큼 불청객을 친절히 대해 주었고 회의에도 참석했다. 진정성이 통했는지 서울에서 열릴 본회의에도 참석하기로 결정하는 게 아닌가.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후 서울 회의 때 정씨는 선뜻 모델료를 소년의 집 후원 등 좋은 일에 사용하겠다고 말해 KB국민은행 광고 캠페인의 목표와 일맥상통하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 후 많은 장애와 난관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잘 헤쳐나가며 촬영을 진행했고 지난해 12월, 드디어 TV 전파를 타고 방영되게 됐다.

 돌이켜보면 처음 이 광고를 기획한 지난해 8월부터 100일간은 마치 007작전을 연상케 한다. 광고는 불과 몇 십초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속에는 100일간의 긴장과 열정, 좌절과 희망이 모두 담겨 있다.

 김진영 KB국민은행 홍보부 차장 hysler@kbst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