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압박 신호탄?’
오는 10일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내수 경기 위축 차단을 지시해 발언 배경과 금리인하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번 국무회의에서 물가안정을 얘기했지만 내수가 너무 위축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수가 위축되면 서민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내수가 위축되지 않도록 관련 부서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내수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기대지수는 전달보다 3.4포인트 하락한 99.7로 나타났다.
기대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이후 1년만이다.
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우리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하는 등 내수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대통령의 발언은 올해 6%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음에도 국제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급등 때문에 잠시 경기부양의 칼을 거두었던 정부가 다시 칼을 빼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달에도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금리를 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내수부진에 대해 대통령이 우려감을 표한 만큼 정부의 금리인하 압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한국은행과 기싸움을 벌였던 기획재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기관도 국제적인 경기 하강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금리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 발언이 ‘물가안정’보다 ‘내수부양’에 비중을 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물가에 상관없이 본격적인 경기부양을 시도하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금융전문가들도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경기하방리스크가 있어 금리인하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현재 지표상으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9일 총선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과반이상 의석을 확보할 경우 경기부양 행보는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소비자기대지수 및 평가지수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