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탄생]한국의 딸 우주를 품다

 ‘마침내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했다.’

한국인 모두의 꿈을 안은 이소연(30)씨가 탑승한 ‘소유스 TMA-12’ 우주선이 8일 밤 8시 16분 39초(이하 한국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엄청난 불꽃을 일으키며 초속 1500m 속도로 날아오른 소유스호는 1분 만에 시야에서 사라졌으며, 발사 8분 뒤 지구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다. ▶하단 관련기사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은 대한민국이 우주를 향한 꿈을 싣고 첫발을 내딛는 날”이라며 “오늘의 출발은 우주 선진국을 향한 꿈의 출발, ‘드림 스타트’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은 온 국민의 기쁨이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세계 7대 우주 강국의 꿈을 함께 이뤄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광장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석, 국민들과 함께 우주선 발사를 지켜봤다.

 한국 우주인 탄생은 우리나라가 위성 및 발사체 개발에서 유인 우주시대로 진입하는 첫 걸음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 러시아·미국·일본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하면서 외국과의 우주개발 협력 가능성을 연 것도 성과다. KAIST 방효충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주인을 배출했다는 것 자체가 우주시대를 향한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소유스 우주선에는 제17원정대로 이소연씨를 포함해 러시아 연방우주청 소속으로 선장을 맡고 있는 세르게이 볼코프(35)와 승무원 올레크 코노넨코(44) 등 3명이 승선했다.

 이들을 태운 소유스호는 초속 1500m로 비행하며 발사 후 1분 50여초 만에 고도 46㎞ 지점에서 비상탈출 시스템 엔진을 분리하고, 다시 5초 뒤 1단 측면 부스터가 정상적으로 떨어져 나갔다. 이어 2분여 뒤인 고도 84㎞ 지점에서는 페어링(보호덮개)이, 발사 4분여 후에는 2단 로켓을 각각 분리했다.

 발사 8분여 뒤 초속 6000m로 날며 지구궤도 202㎞에서 마지막 3단을 분리하면서 발사 초기의 고비를 넘겼고, 9분 48초 뒤 3명이 탑승한 본체인 소유스 모듈이 지구 궤도 220㎞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서 우주선 발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소유스 모듈은 지구궤도에서 엔진점화후 90분 간격으로 하루 14∼15회씩 지구를 돌게 된다. 이틀간 총 33∼34회 지구를 선회하면서 ISS가 위치한 지구 궤도 350㎞ 지점으로 서서히 이동한다.

 이씨는 ISS에 9박 10일간 머물며 우주공간에서의 식물 생장 관찰, 무중력 상태에서의 제올라이트 합성, 한반도 기상관측, 우주저울 시험, ISS의 소음 개선 방안 연구 등 총 18개 우주과학실험 등을 수행한다.

 지구 귀환은 오는 19일 오후 2시 20분부터 소유스 귀환 모듈의 도킹 해제에 들어가 약 3시간 20분 뒤인 오후 5시 38분께 카자흐스탄 초원지대에 착륙할 예정이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