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재테크 시대](33)부동산 트렌드 따라 미술품 트렌드도

 *김길상 작 ‘모나리자’
*김길상 작 ‘모나리자’

 미술품 투자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은 시대적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안목이 있느냐다. 일반 투자자들이 미술품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미술품이 향후 유망할까요?”다. 그러면 전문가들은 사회 트렌드 변화를 빨리 읽고 남보다 빨리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충고한다. 미술품은 감상을 목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특히 부동산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60년대 이전 한옥이 많았던 시절에는 서예·병풍·족자가 집의 격에도 맞았고 인기가 많았다. 6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단독주택이 보급된 시대에는 청전 이상범, 심산 노수현 등의 동양화 작가가 단연 인기였다.

 70년대 현대식 아파트가 도입되면서 도상봉·윤중식 등의 서양화가 전면에 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90년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며 그림 판도가 다시 달라졌다. 규모가 크고 추상적인 그림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대에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같은 초고가 아파트가 들어서며 외국작품의 본격적인 유입이 시작됐다.

 우리 사회의 주택 변화를 통해 미술품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50년 동안 압축성장을 했기 때문에 유난히 서구화가 빨리 진행됐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부동산 트렌드는 한옥에서 양옥으로, 다시 아파트로, 최근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주택으로 눈 깜짝할 새에 변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품 트렌드도 빠른 속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는 아파트 대신 최고급 타운하우스 등 맞춤형 주택을 선호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블루칩 작품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미술품을 구입할 때 “과연 이 작품이 10∼20년 후 주택에 맞을까”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10년 이후에는 빌라형 타운하우스와 맞춤형 고급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주택은 거실층고가 3.5∼5m 정도로 일반아파트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초대형 작품이 인기를 모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