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북미가전시장 엇갈린 행보

 미국 시카고에서 11일 개막하는 북미 최대 생활 가전 전시회 ‘KBIS (Kitchen & Bath Industry Show)’를 겨냥한 국내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LG전자와 대우일렉은 이전 보다 규모를 늘려 공격 고삐를 바짝 죄려는 반면 삼성전자는 불참키로 결정해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시회에 이어 올해도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새로 짜고 북미 백색 가전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 소비자를 위한 세련된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가전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주방 가전에서 세탁기· 조리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주제별 코너를 구성해 100여 개 제품을 선보인다. 또 전시장 전면에 알러지 케어 드럼 세탁기, 컬러 스팀 드럼세탁기, 3도어와 양문형 냉장고, 등 기능성 생활 가전을 내세워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기로 했다.

 대우일렉 역시 프리미엄 디자인 제품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미주형 신제품을 중심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자연미를 강조한 ‘흑경(黑鏡)’ 디자인과 무드 라이팅 기술을 도입해 작동 방식에 따라 시각적 만족도를 높여주는 ‘라이팅 앤 패턴’ 디자인, 은빛 재질에 고급스런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신소재를 적용한 백색 가전 풀 라인업을 처음으로 소개한다. 또 냉장실을 위쪽으로 설계한 3 도어형 냉장고,13kg 드럼 세탁기와 전기오븐 겸용 전자레인지 등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수요 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미주사업단 김원식 이사는 “프리미엄 디자인 제품과 현지 맞춤형 신제품을 중심으로 영업과 판촉에 나서 북미 백색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삼성전자 측은 “북미 최대 전시회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적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KBIS를 통한 마케팅에 공을 들인 삼성이 이처럼 결정한 배경에는 서브 프라임 여파로 미국 소비가 크게 꺾일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지난해 고속으로 탈수할 때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무진동 세탁기를 주력으로 250평 규모에 9대 품목 97점 제품을 전시하는 등 미국 백색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KBIS는 세계 최대 백색 가전· 주방용품 전시회로 지난 해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으며 올해는 전시 장소를 시카고로 옮기고 전시 규모를 크게 늘렸다. 이 달 11일에서 13일까지 열리며 주최 측은 900여 개 업체가 참가하고 5만 명 이상의 업계 전문가가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