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가이드] 최신휴대폰 열전

 ‘4월은 잔인한 달.’

 T S 엘리엇이 말했던 시구처럼 4월은 소비자에게 잔인한 달이 될 것 같다. 휴대폰을 고르려던 소비자는 혼란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제각각 장점을 내세운 휴대폰이 대거 출시됐기 때문이다. 터치 기능을 내세운 ‘터치폰’에 휴대폰에서 인터넷 화면을 잘림 없이 볼 수 있는 ‘풀브라우징폰’이 쏟아지고 있다.

 전지현을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애니콜 ‘햅틱폰(모델명 SCH-W420·SPH-W4200)’, 풀브라우징 고성능 LCD를 내세운 ‘캔유 801ex’, 듀얼터치를 내세운 ‘LG-SH650’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을 컨슈머리포트에서 분석해본다.

◆애니콜 햅틱폰

 ◇디자인=처음 햅틱폰을 봤을 때 정면의 3.2인치 LCD가 상당히 큼지막하게 느껴진다. 휴대폰의 크기 또한 LCD만큼이나 긴 편이다. 이런 디자인은 곧 LG전자의 ‘프라다폰’과 비슷한 느낌을 줬다. ‘프라다스러운’ 버튼이 전면의 구성에 햅틱만의 느낌을 주지 못했다.

 오른쪽에는 영상통화·카메라 버튼과 멀티태스킹키·홀드 버튼이 있는 일반적인 구조다. 상단의 전원키는 바 타입의 휴대폰이 일으킬 수 있는 버튼 오작동을 막는다. 좌측에는 20핀의 충전·이어 마이크·데이터통신 단자가 있고 그 아래를 볼륨 버튼이 장식하고 있다.

 후면에는 200만화소의 CMOS 카메라와 플라스틱 소재의 배터리 케이스가 있다. 배터리 케이스는 언뜻 보면 금속 같지만 사실 플라스틱이다. 70만원대의 고가 제품치고는 마감이 아쉬운 부분이다.

 ◇성능=내장 안테나가 있어 지상파DMB를 시청할 수 있다. 대형 3.2인치 화면의 장점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터치스크린 방식이니만큼 스타일러스 펜을 별도로 제공하는데 전용 가죽 케이스에 넣을 수 있는 것과 휴대폰 걸이형 두 가지가 있다. 휴대하고 다닐 때 불편함이 없도록 스타일러스펜을 내장형으로 만들었다면 더욱 편리했을 것 같다.

 블루투스를 지원해 주변기기와 무선 통신이 가능하다. 외장메모리로 저장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200만화소 카메라와 음장효과(EQ),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기능을 쓸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하지만 8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카메라 화소수가 200만화소인 점과 패키지 디자인이 저가형 휴대폰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점, 가죽 케이스를 제공하지만 햅틱만의 특별한 옵션은 없는 점, LCD는 WVGA가 아닌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UI=햅틱폰은 UI가 상당히 만족스럽다. 기존 휴대폰의 UI에서 탈피해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이다. 아이폰이 멀티 터치의 개념이 있었다면 햅틱은 ‘드래그 & 드롭’의 개념이다. 모든 기능을 손가락 하나만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위젯(widget)’ 기능도 눈길을 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아이콘으로 만들어 접근하기 쉽게 만든 위젯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바탕 화면의 메뉴를 직접 꾸밀 수 있다.

 기능에 따라 강약과 장단이 다른 22가지 진동, 휴대폰 기울기에 따라 화면이 반응하는 G센서 기능, 다양한 진동벨 선택이 가능한 기능 등은 편리함과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캔유 801ex

 ◇디자인=2.8인치의 WVGA LCD 화질은 여타 휴대폰을 압도한다. 840×480의 높은 해상도로 고화질의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폴더 윗부분은 LCD가 회전하는 스위블 방식을 채택해 화면을 돌려 쉽게 DMB를 시청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오른쪽면에는 버튼이 많다. 카메라 촬영 버튼부터 DMB·방향키·뮤직온 키가 모두 달려 있다. 하단에는 지상파DMB 안테나가 탑재돼 있다.

 캔유 시리즈는 휴대폰 본체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큼지막한 것이 특징이다. 그 크기만큼이나 키패드가 여유롭고 키 감이 우수하다.

 뒷면은 디지털카메라를 연상시킨다. 아쉬운 점이라면 카메라 덮개가 없어 지문이나 오물이 묻기 쉽다.

 ◇성능=LCD를 닫아도 사진·동영상 기능, DMB, 뮤직온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이 휴대폰의 특장점이다. 특히 WVGA의 해상도로 풀 브라우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작은 화면에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를 PC 화면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은 놀랍다. 또 화질이 깔끔해 다른 휴대폰보다 동영상을 볼 때도 강점을 보인다. 500만화소의 카메라는 저가형 디지털카메라를 대체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듀얼터치폰

 ◇디자인=정면만 본다면 심플한 디자인의 터치스크린폰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이 휴대폰을 접하면 ‘조금 두꺼운’ 터치스크린폰이라는 생각을 할지 모른다.

 3인치 LCD를 채택했다. 하지만 과연 휴대폰의 긴 액정이 한국인의 체형에도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미 해외에서 먼저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손가락이 긴 서구인에 비해 손가락이 짧은 아시아인이 긴 터치스크린 아래위에 각각 배치된 UI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할 일이다.

 정면이 간결하게 아무런 구조가 없기 때문에 좌우측과 후면은 다른 휴대폰에 비해 구조물이 많은 편이다. 가장 눈여겨볼 만한 곳은 조그 다이얼(휠) 부분으로 메뉴 간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다. 퀵 다이얼 버튼을 누르고 휠을 돌리면 새로운 액션을 볼 수 있다.

 ◇성능=지상파DMB를 지원하는 이 휴대폰은 3인치 240×480 해상도의 액정 덕분에 상당히 여유로운 화면을 즐길 수 있다. DMB의 영상 출력이 WQVGA가 아니라 액정 양 끝이 검은 화면으로 나타지만 영상을 강제로 늘려 풀스크린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화면이 큰 휴대폰의 장점은 역시 DMB와 동영상 시청이 쉽다는 점이다.

 ◇듀얼터치=터치폰은 키패드가 없다는 편견을 버리자. 슬라이드를 올리면 키패드가 나타난다. 키패드는 플라스틱 소재로 키감이 우수하다. 키패드에 숫자와 문자를 프린팅하고 그 위에 투명 플라스틱을 한 번 더 입혀 새겨진 문자가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처음 봤을 때 터치폰이라 생각했던 휴대폰이 슬라이드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트랜스폼’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세티즌 곽영도 withmark@cetizen.com

◆4월 인기 휴대폰 순위

 1위=삼성전자 SCH-W420(햅틱)

 새로운 UI를 적용시킨 햅틱이 4월 휴대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위젯 형식의 UI를 채택해 대기화면에 메뉴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8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출고가가 부담스럽지만 약정을 끼면 4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니 약정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2위=LG전자 LH2300(아르고폰)

 LG전자는 “Touch the wonder”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터치스크린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그 첫 번째 출시 모델로 터치웹폰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탄생한 LG-LH2300이다. 햅틱보다 저렴하지만(60만원대)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LG텔레콤 전용 모델이라는 것이 약점.

 3위=카시오 캔유801ex

 일본에서 출시된 카시오의 엑슬림 캔유801ex가 큐리텔 마크를 달고 출시됐다. 온라인 판매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되고 있는 중이다. 2008년의 추세인 터치스크린이 아니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국내 제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고화질의 2.8인치 대형 LCD와 터치스크린 방식의 휴대폰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4위=삼성전자 SPH-W4700

 한마디로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한 제품. 출고가 49만원대로 마이크로 SDHC 4Gb 지원, 블루투스 V2.0, 지상파DMB로 무장한 중고가의 보급형 휴대폰이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디자인이 아쉽다.

 5등=에버 EV-W350

 블랙 컬러, 전후면 매끄러운 유광재질 디자인이 더욱 고급스러워 보인다. 큼직해진 확인(OK) 버튼과 휠 키는 세련된 느낌. 초반 공짜폰으로 풀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4월 들어 터치스크린폰에 밀려 인기가 하락 중이나 2008년 상반기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임에는 손색이 없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