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출범 뒤 처음으로 열린 전자정보통신(IT)업계 간담회는 IT 관련 정책의 정부 통합창구와 업계의 만남(IT30 릴레이)이라는 점에서 이전 정부 때와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옛 산자부와 정통부로 나눠져 각기 소관 업계 간담회를 진행했을 때와 달리 IT산업 정책을 하나로 모아 추진함으로써 업계의 혼선을 없애고 업계의 정책 접근성은 높였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 변화로 꼽힌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식경제부가 출범하면서 IT산업이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이 되도록 뉴 IT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가 짜는 것이 아니라 업계가 의견을 주면 (우리가) 다듬고 정책적 의지를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성장동력은 정부 혼자 해서는 찾을 수 없다”며 “기업이 가면된다고 생각하는 곳을 정부가 밀어드리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경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6월말께 뉴IT산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이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이미 “골치가 아프다”고 했을 정도로 논란의 실타래가 얽혀 있는 수도권 공장 건축 규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문제는 세제 완화, 수도권 공장 설립 관련 건의는 지경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유관 부처와 협의로 풀어야 할 사안이다. 이 장관도 이러한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을 약속했다. 다른 부처와의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은 이 장관으로서도 정치력과 아울러 업무 추진 성과를 평가받는 시험대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범위를 완화하고 중견기업을 위한 대책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건의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안 넘어가려는 것이 문제”라며 “1980년대 이후 대기업이 하나도 탄생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이자 고민해야 할 이슈”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정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느냐가 최대의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EU와 중국 등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와 관련해서는 지경부와 전자산업진흥회·삼성전자·LG전자·협력사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대응키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LG전자 등이 각기 다른 대응 시스템을 갖고 있다보니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두 가지 트랙을 가져야하기 때문에 이중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EU FTA 타결시 수입이 늘어날 의료기기·정밀기기업계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의료기기산업이 성장동력 중 하나가 되야한다는 데 동감한다”며 “4월말 5월에 의료산업 발전 전략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끝으로 “다양한 위기·기회 요인을 우리 IT산업의 새로운 도약 계기로 만들어 한국 경제 부활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주문정·이진호기자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