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드 파트너]단순 유통망에서 개발협력으로 발달

다국적 컴퓨팅업계에 파트너사를 통한 간접판매 비즈니스가 도입된 것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진출한 컴퓨팅기업이 한국IBM 정도에 불과했고, 그나마 모든 HW와 SW를 고객에게 직접 공급하는 형태였기 때문.

하지만 80년대 중반들어 IT 시스템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삼성HP(84년·현 한국HP), 인텔코리아(89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91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국내에 둥지를 틀면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67년 다국적IT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한 한국IBM은 83년 중소형 시스템 판매 강화를 위해 CMAP(Complimentary Marketing Assistant Program)를 도입했다. 국내 고객이 요구하는 솔루션이 다양해지고 고객 수가 늘어나면서 혼자 힘만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힘들었기 때문.

이는 비즈니스파트너라는 중간매체로 하여금 IBM 제품을 판매하도록 한 국내 채널마케팅의 시초였다. 당시 한국IBM과 파트너 계약을 맺었던 곳은 쌍용컴퓨터, 삼미전산, 국제전산,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이었다.

이후 한국IBM은 △1987∼1989년 VAR(Vallue Added Reseller) △1990∼1996년 SR(System Reseller) △1997∼2003년 SP(Solution Provider) △2004년∼현재 디스트리뷰터 및 SP 등으로 채널마케팅을 진화시켜왔다.

80년대 중반 삼성전자와의 합작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HP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초기에는 유닉스서버에 대해서는 직접판매 형식의 비즈니스를 취했으나 이후 고객군이 늘면서 파트너사 협력범위를 유닉스서버군으로 확대했다. 이후 사업구조가 2000년대 들어 컴팩코리아와의 합병에 따른 x86서버, 노트북PC사업 확대와 최근 프린터사업 강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파트너사의 비중도 나란히 커졌다.

HW업계에 비해 다소 늦은 80년대 중반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SW업체들도 시기별로 차이는 있으나 파트너사와 함께 국내 비즈니스를 확대해갔다. 특히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오라클 등은 국내 파트너사를 단순 유통망으로서가 아닌 개발협력사로 육성하기 위해 각종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