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내년 LCD 패널 시장을 낙관했다.
그는 지난 10일 실적발표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LCD 패널 시장에서 중소형 TV나 노트북 제품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이런(긍정적인) 조짐들을 볼때 내년 LCD 패널 시장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공급과잉 수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불과 석달전인 지난 1월 권 사장이 밝힌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공급과잉이 올 것”이라던 전망과도 달라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특히 “내년이 지나고 2010년이 되면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과거처럼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곤혹을 치를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전략적 대주주이자 LCD 패널 고객사인 필립스가 최근 TV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움직임과 관련, LG디스플레이도 다각적인 ‘대안’을 마련중이다. 한때 제휴 파트너로 거론되기도 했던 일본 마쓰시타(파나소닉)가 대표적이다. 권 사장은 “파나소닉과는 원래부터 관계가 좋았고 지금도 서로 도움이 필요한 처지”라며 “8세대 투자도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등 서로 (제휴에 대한) 얘기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전세계 PDP TV 시장 선두업체로, LCD TV 사업에도 적극 나서기 위해 패널 자회사인 ‘IPS알파’를 통해 차세대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또 세계 최대 컴퓨터 메이커인 미국 델에도 대규모 장기공급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오는 5월 권 사장은 마이클 델 회장을 다시 만나 내년이후 노트북 PC용 패널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패널 교차 구매도 적극 추진 중이다. 권 사장은 “우리는 37인치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싶고, 이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면서 “삼성전자의 최종 결정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하반기에는 전세계 패널 수요가 급증하는 탓에 늦어도 상반기내 삼성전자의 구매 결정이 내려져야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차세대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는 본지 보도(본지 2008년 4월 7일자 1면)에 대해서도 사실을 분명히했다. 권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LTPS와 아모퍼스(비정질실리콘) 기술방식 두가지를 모두 추진할 생각”이라며 “다만 (연내 투자에 들어가는) 4세대 라인은 삼성SDI가 앞서 했던 LTPS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맥스캐파 활동을 통해 기존 설비만으로 생산성을 30% 이상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는 업계 최고의 수율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