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12일 ‘우주인의 날’을 기념하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동승한 우주인들을 초대해 한국 음식으로 우주만찬을 열었다. 이날 이소연씨는 10여 종의 한국 우주식품을 ISS에 동승한 우주인들에게 대접했다. 만찬에 쓰인 음식들은 새롭게 개발된 것으로 지구에서 먹는 음식과 달리 동결건조 등의 과정을 거친 제품이다.
◇우주에 펼쳐진 ‘한식 만찬’=우주인의 날은 1961년 4월 12일 세계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실은 ‘보스토크 1호’의 무사 귀환을 기념하며 제정된 날로, 러시아에서는 가가린 동상에 헌화하는 등 축제가 펼쳐진다.
이날을 기념해 이씨는 총 10가지의 한국 우주식품을 통해 세계 우주인들에게 한국 우주식품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우주인들은 우주김치, 동결 건조된 우주밥, 우주된장국, 고추장, 볶은 김치로 저녁 식사를 하고, 디저트로 방사선 멸균처리한 수정과·녹차·홍삼차를 마셨다.
앞으로 이소연씨는 ISS에 머무는 동안 한국 우주식품을 먹을 때 맛·조직감·생리적 거부감 등을 평가하는 식품 실험을 2회 실시한다. 이 실험을 통해 한국 우주식품이 실제 우주에서는 어떤 맛인지를 포함한 우주식품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음식이란=우주식품은 우주라는 특수 환경을 고려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시험과 공정을 거쳐야 인증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우주식품은 러시아·미국 등에서 개발한 300여 종이 있으며, 실제로 식단으로 사용되는 식품은 이 중 100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만찬에 사용한 음식은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식품업체 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동결건조, 고온 멸균 포장, 방사선을 쪼여 미생물 멸균 등의 방법으로 만들었다.
한국은 우주식품 개발을 통해 무중력 등 극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품 개발 기술을 축적할 수 있다.
◇우주식품의 조건은=우주식품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안정성이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인 우주에서 활동하는 우주인들을 위해 조금의 위해 요인도 있어서는 안된다. 때문에 같은 음식이라도 지구에서와 다른 방법으로 만든다.
우주식품은 반드시 방사선 멸균처리를 한다. 지구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균일지라도 우주에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김치는 김치에 들어있는 유산균을 방사선 멸균 과정으로 제거한다.
수분제거도 중요한 과정이다. 대부분의 우주식품은 수분을 완전 제거한 뒤, 우주에서 물을 첨가해서 먹는다. 과일 등도 최소한의 수분만 남겨놓고 모두 제거한다. 수분을 제거하는 이유는 보관을 쉽게하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우주에 물건을 보낼 때는 1㎏당 약 5000만원의 비용이 들어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