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우주과학을 더욱 발전시켜서 우주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한 몫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13일 한국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실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구에 돌아온 뒤 우주과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귀국 후 역할을 묻는 질문에 “우주과학은 모든 과학의 총집합체이고 각 나라 과학의 발전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돌아가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좀 더 나아지고 다른 국가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오후 6시 17분부터 10분간 SBS우주방송센터에서 실시됐으며, ISS에서 모스크바 임무통제센터(MCC) 전송한 화면을 다시 아시아 위성으로 보내 수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이 전국에서 선발한 초·중·고교생 15명은 이날 오후 7시59분부터 8시8분 사이 경기도 평택시 한광고등학교 강당에서 아마추어 무선통신(HAM) 장비를 이용, 우주정거장에서 머물고 있는 이씨와 9분간 교신했다.
다음은 이 씨와의 일문일답.
- 어젯밤 한국 음식으로 만찬을 했는데 반응이 어땠나.
▲ 라면과 김치, 고추장의 인기가 정말 좋았다. 일상적으로 한국음식이 우주에서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은 분명히 좋았다. 남으면 ISS에 선물하고 가겠다.
- 우주에서 한 실험 가운데 괄목할 만하거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 있다면.
▲ 대부분의 실험이 여기서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내려가서 분석해 봐야 아는 것들이다. 지금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재미있는 거라면 초파리와 식물생장실험이 있다. 우주에서도 움직이고 살아있는 것을 보니까 지상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신기하고 놀라웠다.
- 우주에서 꿈을 꿨나.
▲ 첫 날 꿨다. 지상에서 꿈꿀 때에도 엄마가 안 나오는데 첫 날 꿈에서 엄마와 같이 쇼핑하는 꿈을 꿨다.
- ISS에 도착한 뒤 역사적 발언을 하기로 했는데.
▲ 머릿속에는 원래 멋진 멘트가 많이 맴돌았는데 막상 올라와서 이렇게 붕 뜨니까 평범해졌다. 그래서 다시 드는 생각은 ‘사람들은 다 똑같구나’였다. 올라와서 느끼는 것은 지구가 파랗고, 아름답고, 한가롭고, 평화롭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 결혼하면 자녀도 우주인이 되는 것을 추천하겠나.
▲ 우주인 하고 싶다면 지켜보고 싶다. 그러나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 본인이 즐겁고 즐겨야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