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품·소재부문 대일 무역역조 해소를 위해 우리나라 세라믹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특히 한-일 양국 세라믹 연구개발(R&D)의 중추 기관 간 협력 라인을 구축해 차세대 세라믹분야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서고, 대외 경쟁력 높이기에 힘을 쏟는다.
지식경제부는 세라믹분야 선도국이 일본과 공동 개발을 통한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우리 요업기술원이 일본 재료물질연구기구 등 5개 기관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15일 밝혔다.
앞선 기술개발로 세계 첨단 IT제품의 세라믹 소재를 90% 이상 장악한 일본과 이를 맹추격 중인 한국이 공식 기관 간 기술협력을 모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2006년 한해에만 세라믹 소재 대일 무역역조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벌어진 상황에서 이번 MOU는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반도체용 세라믹 기판을 비롯 실리콘 웨이퍼, 디스플레이 유리원판, 형광체, 보호막, 휴대폰 카메라렌즈 등 고부가 제품의 세라믹 소재에 대해 집중적인 R&D와 기술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지경부와 요업기술원은 이같은 대외기술 공조와 함께 총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요업기술원)-강릉(세라믹신소재산업화지원센터)-목포(세라믹종합지원센터)를 연결하는 3각축의 세라믹 산업 육성 인프라를 구축,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화물 세라믹(강릉)과 비산화물 세라믹(목포)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 신소재 R&D역량을 갖추고, 서울 본부와 함께 R&D에서부터 제품 생산까지 세라믹 산업 전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김진태 지경부 바이오나노 과장은 “첨단산업의 비타민 역할을 하는 세라믹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대일 기술격차 해소와 국내 원천기술력 제고를 통해 무역역조를 줄여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인터뷰/오유근 요업기술원 원장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핵심인 세라믹 소재 분야의 허브 기관이 될 것입니다.”
취임 2년째를 맞는 오유근 요업기술원장은 요즘 한창 바쁘다. 요업기술원은 요즘 R&D와 기술지원이라는 원래 기능에 정책 조언 기능을 추가하고 소재 산업 및 관련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짜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첨단세라믹산업 발전 전략’ 수립 계획에 참여, 7월경 결과물을 낼 예정이다.
오 원장은 “세라믹 소재는 전자·정보통신 부품소재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IT·바이오·나노 등 미래 산업의 핵심”이라며 “작년 대일무역 적자 25조원 중 3조원이 세라믹 관련 품목일 정도로 대일 의존도도 높아 우리 첨단 제품 수출이 늘수록 대일무역 역조도 심해지는 분야”라고 말했다.
도자 분야 연구자로 출발했듯 오 원장은 세라믹 분야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과거 우리 선조가 일본에 세라믹(도자기) 기술을 전수한 것처럼 첨단 소재 분야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일방적으로 기술 이전을 조르기보단 일본의 앞선 소재 기술력과 한국의 IT 분야 경쟁력을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 기간 중 일본 재료물질연구기구 등 5개 기관과 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요업기술원은 강원도 강릉과학산업단지에 세라믹신소재산업화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MOU를 맺고 목포에도 세라믹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진행하는 등 지역 소재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화학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소재 정보은행을 구축해 산학연 누구나 쉽게 물질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시뮬레이션센터·비즈니스 파크 운영 등으로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진호·한세희기자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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