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해외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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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에 이어 자산운용사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내년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는 국내 금융업체가 늘면서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로 인한 국부 창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투신운용은 지난해 11월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이달안에 영업허가를 받는다. 지난 2월에는 싱가포르에도 현지법인을 세우고 오는 6∼7월께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달 인가를 받을 싱가포르 법인은 자본금 700만싱가포르달러(한화 47억원)로 해외 고객을 유치해 자산운용과 투자자문을 하게 된다. 또 삼성투신운용은 중국 A주에 대한 직접투자 기회도 연내 획득하면 동남아를 거점으로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환 삼성투신운용 홍보팀장은 “국내 자산운용사가 국내 투자 자금 위탁운용 체제에서 벗어나 현지인을 채용해 이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뿐 아니라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해외 법인 설립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마이다스에셋도 지난해 자본금 20억원으로 싱가포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 투자자 유치와 투자자문에 한창이다.

동양투신운용도 지난해 베트남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고 이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고 현지에 대한 연구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KTB자산운용도 모회사인 KTB네트워크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도쿄, 베이징, 상하이에 사무소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 지분 56%를 인수한 태국 증권사를 동남아 거점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홍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홍콩, 싱가포르, 인도, 영국에 이어 이르면 상반기에 브라질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이처럼 증권사와 달리 자산운용 업체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은 해외업체의 위탁 펀드에만 의존할 경우 펀드시장의 장기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권순학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템플턴, 슈로더, 피델리티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도 국내에 진출해 수익을 거두는 것처럼 미래에셋도 동남아 시장에서 3년간 8조원의 수익을 창출했다”며 “국내 자산운용사도 해외업체의 위탁 펀드 판매에 벗어나 금융노하우와 자금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서 금융을 통한 국부창출에 일조할 때”라고 말했다.

또 권 상무는 “증권사의 경우 많은 지점과 인력이 필요하지만 자산운용업의 해외 진출은 소규모 인력의 금융지식과 자본을 투입해 투자 대비 수익이 크다는 측면에서 효율적인 국내 운용 노하우를 해외에 접목하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