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산 휴대폰, 희망가를 부르기 전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국산 휴대폰이 사상 최초로 세계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은 12억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삼성전자가 2억대, LG전자는 1억대를 공식적인 목표로 내세웠다. 양사는 내심 초과 달성도 자신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1분기 실적 예상에서 여실히 묻어난다. 두 업체 모두 올 1분기에 판매대수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통상 1분기 휴대폰 판매가 전년 4분기의 재고 여파로 15% 가까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성과다.

 삼성전자는 작년 분기별로 이어져 왔던 판매대수 증가 추세가 새해에도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관장하는 정보통신총괄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

 LG전자의 상승세는 더 눈여겨볼 만하다. LG는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4위 자리 등극이 확실시된다. LG는 1분기에 2400만대 판매에 12%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은 2년 후에 모토로라를 제치고 빅3에 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양사는 희망가를 부르기 전에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경쟁 업체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지, 제품과 내부역량 강화 여지는 없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잘나갈 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휴대폰의 원조, 레이저의 신화를 일궜던 모토로라도 2년 만에 주저앉는 곳이 세계 휴대폰 시장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은 바로 옆에 있는 법이다.

 양종석기자<생활산업부>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