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되레 하락세를 타고 있다.
16일 증시에서는 LG전자가 지난 1분기 매출 11조2180억원에 영업이익 6053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전일보다 0.38%(500원) 하락한 13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글로벌 연결기준 실적 발표를 통해 휴대전화 사업의 호조 지속과 디스플레이 부문 흑자전환,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LG전자의 증권사 예측치인 매출 6조3363억원, 영업이익 3126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최근 실적발표에 나선 포스코·LG디스플레이 등도 주가 하락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포스코는 지난 11일 장 마감 후 1분기에 매출액 6조660억원, 영업이익 1조27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고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5% 늘어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놓았지만 다음날 주가는 6.54%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도 1분기 매출액이 4조360억원으로 추정치를 넘었고, 영업이익은 8810억원으로 증권사의 기대치를 크게 넘어섰지만 지난 10일 이후 10% 넘게 빠지다 이날 겨우 회복세를 띠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실적발표기업의 주가 하락에 대해 실적재료의 노출에 기인했다며 이제 2분기 이후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승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실적 재료가 이미 노출된 만큼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했지만 LCD 업황이 정점으로 도달하고 있고 LCD 투자설비 증가로 내년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상당 부분 미리 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은 이제 1분기 실적보다는 2분기 전망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