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산은 히말라야처럼 인간을 압도하는 산도 아니고, 중앙아시아처럼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산도 아니다. 운동하기에 적당한 높이에 산들로 동식물이 살고 있고, 계곡에 물이 흐르고, 꽃과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며 사시사철 그 모습을 달리한다.’
이 느낌을 함께 누리고 싶었던 어떤 사내가 사내에서 꾼(?)들을 모았다.
2005년 ‘산행을 통해 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너무나 상투적인(?) 기치를 내걸고 ‘콤텍산악회’가 시작된 것이다.
산이 좋아 모인 이들은 매달 2회 산악대장을 선발, 코스를 정한 뒤 산행에 나선다. 몇몇 직원들로 시작된 산행은 시간이 지나며 가족들까지 합류, 60여명까지 불었다. 산행 이후에도 가족들끼리 교류가 이어져 함께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 등 폭넓은 가족모임이 되어 직장 생활에 또 다른 활력과 즐거움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사진, 인라인, 축구, 봉사 동아리 등 20여개에 이르는 사내 동아리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다.
올해 1년간 오를 산은 지난해 말 회원 투표를 통해 계절별·지역별 특성까지 감안해 모두 결정해 두었다.
“산에서는 사장도, 임원도, 사원도 모두가 그냥 똑같은 사람일 뿐 아무런 도움 없이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죠. 산에 오르다 보면 다리가 아파오고 숨이 턱까지 차고 땀이 온몸을 젖게 하지만, 정상의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서희석 사원이 전하는 뻔하지만,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등산의 즐거움이다.
산악회 결성을 주도했고, 산악회장도 맡고 있는 구자민 부장은 “산행은 자연친화적이고 건강에도 좋지만, 함께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자연스럽게 어려운 점이나 고민을 상담하는 자리가 되고, 비공식적인 멘토링이 될 수 있습니다.” 역시 산악회장다운 뻔한 답변이지만, 틀리지 않다.
지난주에는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도 고려산에 올랐다. 산봉우리에 만개한 연분홍 진달래는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했다.
봄처녀 김은하 과장의 입에서는 저절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흥얼거려졌다.
고려산은 비슬산(경북 달성군, 진달래·참꽃 축제), 마이산(전북 진안군, 진달래·벚꽃축제), 청량산(경북 봉화군, 청량사와 동백꽃)과 함께 콤텍산악회가 추천하는 ‘봄철 추천할 만한 산행코스’ 중 하나였다.
홍기범기자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