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활성화’ 좌담회

전자신문과 한국무역협회는 16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활성화’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금룡 e마켓플레이스협의회장, 박종만 e베이 코리아 부사장, 포터 에리스만 알리바바그룹 부사장, 이재현 무역협회 e-Biz 지원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성호 전자신문 부국장 사회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서는 글로벌 e비즈니스 현황과 향후 전망 그리고 중소기업의 e마켓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서는 e비즈니스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각국 e마켓 업체 간의 긴밀한 협조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이를 위해 앞으로 지속적 협의를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참석자>

박종만 e베이코리아 부사장

이금룡 e마켓플레이스협의회장(오픈옥션 회장)

이재현 한국무역협회 e-Biz 지원본부장

포터 에리스만 알리바바 그룹 부사장

=사회: 유성호 전자신문 부국장

◇사회(유성호 부국장)=전자상거래는 지난 5년간 매년 28%의 고성장세다. 이미 세계 전자상거래의 50% 이상이 e마켓플레이스로 전환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글로벌 e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경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수출 전략이 요구된다. 무역협회가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인 트레이드코리아를 오픈한 것은 의미가 크다. 오늘 좌담회에서는 글로벌 e비즈니스 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해보고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해 본다.

◇이재현 무역협회 본부장=e마켓 시장이 무한하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거래와 달리 글로벌 온라인 B2B거래에서는 필연적으로 여러 무역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전자상거래는 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전통적 거래관행을 완벽하게 흡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IT에 대한 확신, 기술적 완벽성 문제 그리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세력이 IT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상황은 계속 바뀌고 있다. IT에 익숙한 젊은층이 확산돼, 전통 오프라인 거래가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전 세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리더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글로벌 B2B에 있어 문화적 차이, 선진국과 개도국과의 차이, 결제 등 복합적 문제가 존재한다. 이들 문제가 해결되야 온라인 시장이 발전된다.

◇이금룡 e마켓플레이스협의회 회장=2001년 협의회를 만들 당시 현재와 같은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처음에는 e카탈로그를 통한 해외 홍보, 그 다음에는 결제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그리고 무역의 모든 과정을 묶는 통합형 e마켓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 결제를 어떻게 원활하게 해결하느냐는 문제였다. 이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과거 수출을 주도했던 종합상사들이 사라졌다. 지방 기업들은 바이어를 찾기 위해 매우 고심하고 있다. 트레이드코리아·알리바바·e베이 등에 올리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미국 무역의 3%만이 온라인화돼 있다는 것은 글로벌 e비즈니스를 바로 ‘블루오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시장을 앞서서 개척하고 선도하고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의 e베이와 알리바바다. 이들로부터 글로벌 시장의 현황을 들어보자.

◇박종만 e베이코리아 부사장=그동안 B2B 거래는 기업이 어떤 바이어와 계약을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월마트로부터 전화를 받는 것이 꿈이었다. B2C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은 월마트로부터 전화를 받는 것이 아니라 월마트에 들어가는 고객에게 물건을 직접 파는 모델이다. 온라인 B2C는 꾸준한 매출을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면, 사은품 또는 쿠폰을 주는 형태로 다양한 방법을 구현할 수도 있다.

e베이는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한다. 전 세계 38개국에서 2억명이 e베이를 이용한다. 거래 규모도 500억달러를 넘는다. 국경을 넘어서는 거래 규모도 현재 25억∼50억달러로 추정한다. 그러나 한국은 기회를 못 살리고 있다. 홍콩·중국을 합쳐서 작년에 5억달러 정도의 거래가 있었지만 한국은 1000만달러 정도다.

◇포터 에리스만 알리바바 부사장=알리바바는 창고 한 켠에서 시작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목표가 전 세계의 기업들이 온라인 B2B 거래를 돕겠다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변화한 것은 없으며 이렇게 하는 것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알리바바는 중국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를 위해 중국의 여러 지역을 돌며 순회강연을 했다. 수 천명을 초청해 인터넷과 B2B 전자상거래에 대해 교육과 설명을 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회의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해를 하게 됐다. 인터넷을 통해 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는 서양보다 더 인터넷을 이해하고 활용한다. 현재까지는 중국 기업들의 수출을 도와주는 것이 목표인데 앞으로는 전 세계 기업들을 연결하고 돕는데 눈을 돌리고 있다.

◇사회=전 세계 기업을 연결한다는 것은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될 것 같다.

◇에리스만=지금이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우수한 중국 기업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는 한국 기업들에게 중국의 공급업체뿐 아니라 수요처를 찾고 그리고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중국에 대해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중국에 인접한 한국은 여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중소기업들이 글로벌 e마켓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시급한 당면 과제다. 무역협회의 전략은 따로 있는가.

◇이재만=무협은 6만5000개 회원사를 특별그룹으로 수출 전략을 짜고 있다. 이것이 알리바바나 e베이가 추구하는 형태와 다른 점이다. 우리 회원사들이 전 세계에 자사와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툴이 바로 트레이드코리아다. 이 과정에서 알리바바와 e베이를 홍보와 거래처를 찾는 과정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 동포기업도 10만개사에 이른다. 이들을 연결해서 우리 기업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수출할 있는 장을 만들 것이다. 동포기업들이 큰 구매자가 될 수 있는 수출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 업무협약을 맺은 해외기관도 이용할 수 있다. 확보한 데이터베이스(DB)만 290만개에 이른다. 이들을 삼각축으로 잡으면, 트레이드코리아의 활용을 극대화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사회=알리바바닷컴은 중소기업들이 전자상거래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에리스만=우리는 알리바바닷컴에서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만나서 거래를 하는 꿈을 꿨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단지 바이어와 공급사를 파악하는 것을 원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꿔, 기업들에게 미팅장소를 제공했다.

다음 목표는 기업들이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온라인 광고, 고객관계관리(CRM) 등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들의 기대치를 너무 앞서가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기대치보다 조금만 앞서가며 발맞춰 나가려고 한다.

◇이금룡=e마켓 기업들이 글로벌 콘퍼런스, 사이버 전시회 등을 함께 하고 그 내용은 e베이 등에 올리고 공동 운영하는 프로모션이 좋은 개념이다. 기업들은 결제·통관 단계도 기대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마케팅 단계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기대한다. 온라인상에서 국가간 무역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법률도 지적해야 한다. 법이라는 것이 오프라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트레이드코리아 개통을 계기로 거래가 단순한 인터넷상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올바른 거래 흐름의 동반자로 보는 과감한 개념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한국 중소기업들이 e마켓을 통해 글로벌 시장 개척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지 논의해 보자.

◇박종만=e베이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국 중소기업 또는 상인이 온라인 B2C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다. 아직 실적은 적다. 가장 큰 이유는 인지도 때문이다. e베이를 이용하는 고객을 만나보면 물건을 올렸더니 팔린다고 말한다. 처음 시도하는 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기업들 가운데는 ‘이런 물건도 팔릴까’라고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런 기업을 위해 수출대행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무역협회와 함께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정해, e베이 또는 다른 e마켓에 올리고 판매를 하는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금룡=e마켓의 활성화에는 기본적으로 투명한 거래관행과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온라인상에서의 융자와 결제에 대한 인센티브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국가 간 무역을 위해서는 단순 정보교환 및 메칭 단계에서 소액결제가 이루어져 완벽한 거래시스템을 갖추게 하는 것이 요구된다.

◇사회=전자상거래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신뢰문제다. 이는 결제수단과 직결된다.

◇박종만=결제 장벽은 높다. 예컨대 다른 나라에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부담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e베이의 결제수단인 페이팔은 좋은 방식이다. 페이팔에는 고객의 e메일 정보 정도만 주고, 나머지 정보는 페이팔이 관리한다. 양자간의 정보는 최소화했다. 그러한 상태에서 거래와 결제가 가능하다. 국경을 넘어서는 소규모 거래에서는 가장 선호된다. 현재는 1일 최대 인출한도가 1000달러 정도다. 7월께 4000달러 정도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사회=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서비스도 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개를 부탁한다.

◇에리스만=알리페이는 e베이의 페이팔을 보고 배운 것이 사실이다. 중국에서 전자상거래를 하는데 있어 온라인 결제는 큰 문제였다. 중국내에서도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알리페이는 에스크로시스템을 활용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한 후에 신뢰성이 크게 개선됐고 전자상거래가 확산될 수 있었다. 알리페이는 현재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앞으로는 국제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회=온라인 비즈니스는 네트워크 비즈니스란 얘기가 있다. 무협은 이들 국제 e마켓과의 글로벌 협력방안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이재현=트레이드코리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간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B2B e마켓과 무역 프로세스의 전산화가 필수다. 그것도 어느 한나라만이 아닌 각국 모두 이뤄지고 또한 연계해야 한다. 이는 결국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 국가간 비즈니스 모델이 협력을 통해 표준화되고 컨버전스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e베이나 알리바바 그리고 트레이드코리아가 각각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는 함께 파이를 키워 시장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에리스만=전자상거래가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의 어느 고객이 있는데 이들은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구매해 e베이에서 판매한다. 광고는 구글에 하고 있다. e마켓 업체 간에는 협력을 안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활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e마켓 업체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협력을 해야 한다. 무역협회처럼 어디에 치우지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는 곳이 중요하다.

◇사회=e비즈니스 분야의 각국 대표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자 유일하다는 생각이다. 이 자리가 국가간 e비즈니스 협력 및 발전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상좌담회 말...말...말....

  “수출을 주도했던 종합상사들은 사라졌다. 대신 e마켓을 이용하면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이금룡 e마켓플레이스협의회 회장

“처음에는 중국 사람들이 회의적이었지만 수 년간 교육과 설명으로 이해를 하게 됐다. 인터넷을 통해 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포터 에리스만 알리바바 그룹 부사장

“e베이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다. 아주 새로우면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박종만 e베이코리아 부사장

“IT에 익숙한 계층이 확산되고 있다. 오프라인 거래가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재현 무역협회 e-Biz 지원본부장

정리=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