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 Biz](15)한의녕 SAP코리아 사장

 “SAP코리아가 전자사원관리(ERP) 사업을 하다 보니,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기업의 ‘투명성’이에요. 그래서 레드 와인보다는 투명한 화이트 와인을 더 즐기죠.”

 한의녕 SAP코리아 사장은 화이트 와인이 레드 와인에 비해 깊고 풍부한 맛을 못 낸다는 사람이 많지만 맑고 투명한 맛에 빠져보라며 ‘화이트 와인 예찬론’을 시작했다.

 “요즘 비즈니스 자리에서 와인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요. 와인은 상대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죠. 진하고 탄닉한 와인을 즐기는 사람과 가볍고 상쾌한 맛을 즐기는 사람은 성격이 정말 달라요.”

 한 사장은 상대방이 어떤 와인을 좋아하고 어떤 철학을 가졌느냐를 와인을 통해 알아낸다.

 “전 뉴질랜드 소비뇽블랑인 ‘클라우디 베이’를 좋아해요. 이 와인의 싱그러움과 신선함은 마치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런 강렬한 느낌 때문에 클라우디 베이를 ERP를 많이 대입시키죠.”

 SAP는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회사다. 전 세계 지사장이 모이는 회의에서 와인만 고르는데도 30분이 족히 걸릴 정도라 한다. 이 때문에 한 사장도 와인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화하는데 익숙해졌다.

 “유럽 사람들은 어릴 때 우유에 와인 한두 방울을 떨어트려 어릴 때부터 생활로 받아들이게 하죠.”

 그는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CEO에게 와인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한다. 요즘 웬만한 호텔이나 레스토랑에는 와인 전문가가 포진해 있으니 그들에게 무료 컨설팅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IT제품을 사기 전에 컨설팅을 받는 것처럼 와인을 마실 때도 컨설팅을 받으면 돼요. 전문가와 커뮤니케이션도 큰 즐거움을 선사해요.”

 그는 와인만큼 IT와 비교하기 쉬운 대상도 없다고 설명했다. 자바나 C언어 등 똑같은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되는 SW와 같이 와인도 똑같은 포도로 수만 수천 가지의 다양성을 보여주기 때문.

 그는 “사실 ERP가 기업의 혁신이나 변화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진 않지만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와인엔 정답이 없으며 어떤 추억이나 이야기를 함께했느냐가 와인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뉴질랜드의 산 언덕에서 드넓은 평야를 보며 차가운 구름 한 조각을 입 안에 담았다”며 클라우디 베이의 추억을 떠올렸다.

  김인순기자 insoon@

 사진=윤성혁기자

 

 <한의녕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 (Cloudy Bay Sauvignon Blanc)

빈티지: 2007년

생산국 및 지역: 뉴질랜드 말보로

종류: 화이트(White)

포도품종: 소비뇽블랑 100%